최문순 강원지사 10년만에 방북
“고층 아파트 단지 많이 생기고 현대식 상점에 택시도 크게 늘어”
“평양에서는 이미 개혁·개방이 시작됐습니다.”
제4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 축구대회를 위해 10∼19일 평양을 방문한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20일 춘천시 중앙로 강원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달라진 평양의 모습과 대회 성과 등에 대해 설명했다. 최 지사의 평양 방문은 MBC 사장이던 2008년 뉴욕필 평양 공연 이후 10년 만이다.
최 지사는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점으로 평양의 아파트를 꼽았다. 아파트 단지가 많이 생긴 것은 물론이고 고층이었고 외벽 색깔도 다양했다는 것. 안과병원과 수산물판매장 등 예전엔 볼 수 없던 다양한 시설도 생겼다. 평양 거리에는 장마당이 사라진 대신 현대식 상점들이 늘었고 택시도 크게 증가했다고 한다.
최 지사는 외국 관광객이 많은 것도 의외였다고 소개했다. 최 지사 일행이 묵은 양각도호텔은 약 1000실 규모의 대형 호텔인데도 빈방이 없을 정도였다. 호텔에서는 유럽인을 포함해 각국 관광객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또 호텔 음식과 종업원들의 서비스는 ‘글로벌 스탠더드’란 말을 떠올릴 정도로 상당한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최 지사는 만경대 학생소년궁전 공연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공연 말미에 체제 선전 내용이 비치기는 했지만 예전에 비해서는 정치색이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다.
최 지사는 한층 나아진 평양의 전기 사정과 활발한 공장 가동 등의 사례를 덧붙이며 “종합적으로 볼 때 평양에서는 이미 개혁·개방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최 지사와 같이 평양을 다녀온 한금석 강원도의회 의장도 “평양 거리는 기대 이상으로 깨끗했고 대동강 물은 너무 맑았다”며 “겉으로 보기에 주민들은 상당히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 지사는 이번 대회를 위해 서해 육로가 개방됐고 개막식이나 폐막식 규모가 매우 컸다는 점을 들어 북한이 각별한 의미를 둔 것으로 평가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남북 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최 지사는 북한 측과 협의해 제5회 대회는 올 10월 강원 춘천시에서, 내년 제6회 대회는 북한 원산에서 개최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춘천 대회에는 북한의 축구팀 2개 팀 외에도 만경대 학생소년궁전예술단을 초청했다.
최 지사는 강원도가 추진 중인 2021년 겨울아시아경기 남북 공동 개최와 관련해 “북에 제안했지만 이는 두 정상 간 합의해야 할 사안”이라며 “양쪽에서 채택될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 밖에 강원도는 북한에 궁예 도성 남북 공동발굴과 속초∼원산 평화 크루즈 운항 등을 제안했다. 또 대북제재가 해제된 이후의 교류사업으로 양양∼북한 항공노선 개설, 대북 양묘 지원 등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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