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천, 박근혜 탄핵 가결 당일 靑방문 정황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3일 03시 00분


합수단, 계엄문건 연관성 주목

조현천 전 국군기무사령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당일 청와대를 방문한 정황이 기무사 계엄문건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민군 합동수사단에 포착됐다.

22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등에 따르면 합수단은 조 전 사령관이 2016년 12월 9일 청와대를 방문한 출입기록을 확보해 방문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이날은 국회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날이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청와대에 의결서가 전달되면 국군통수권은 즉시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넘어가게 된다.

합수단은 조 전 사령관이 이날 청와대를 방문해 박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은 기무사 계엄문건의 윗선 지시 여부와 작성 경위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안 국회 의결을 몇 시간 앞둔 상황에서 현직 기무사령관을 만났고 이후 기무사의 계엄문건 작성 준비가 본격화된 것을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여권의 시각이다.

조 전 사령관은 청와대 방문 이듬해인 2017년 초 계엄령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계엄문건 작성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다만 합수단은 조 전 사령관의 청와대 방문 자체를 내란예비음모로 연결시키는 데는 신중을 기하고 있다. 조 전 사령관이 청와대에서 박 전 대통령이 아니라 다른 실무자를 만났을 수도 있는 만큼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를 했는지, 계엄문건 작성에 대해 실제로 지시를 받고 실행 의도를 담아 문건을 작성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조현천#박근혜#계엄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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