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고용의 양과 질 개선됐다’고 하는데… 실제론 7월 고용률 0.3%P 하락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7일 03시 00분


[靑 소득주도성장 가속]상용근로자 수 증가폭 하락세
전문가 “고용감소 뚜렷한 진단 없어”

문재인 대통령과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이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강화하겠다며 근거로 제시한 통계들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고용의 양과 질이 개선됐다’며 고용률, 상용근로자 수,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수 증가 등을 근거로 내세웠지만 실상을 뜯어보면 사실과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했다.

고용률(만 15세 이상 인구수를 취업자 수로 나눈 것)의 경우 문 대통령 말대로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는 맞지만 고용이 개선되는 근거로 보기에는 어렵다. 인구수가 계속 줄면 취업자 수가 늘지 않아도 고용률은 증가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15세 이상 인구가 감소하면 고용률이 높아져야 하는데도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며 “그만큼 고용상황이 나빠졌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1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0.4%포인트 높아졌지만 2월 0.1%포인트 하락으로 돌아섰고 지난달에는 0.3%포인트로 하락 폭이 확대됐다. 생산가능인구(만 15∼64세)로 따져봐도 고용률은 올 1, 2월 높아지다가 6, 7월 연속 하락했다.

상용근로자 수도 절대치는 증가했지만 추세적으로는 하락세다. 지난달 상용근로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7만1000명 늘었는데, 작년 7월(39만9000명)에 비해 증가폭이 12만8000명이나 줄었다. 더구나 임시·일용직은 4월 17만9000명 감소한 데 이어 5월 23만9000명, 6월 24만7000명, 7월 23만2000명 줄었다. 상용직과 임시·일용직을 포함한 전체 임금 근로자 수 증가 폭은 올해 1월 32만2000명에서 5월 8만2000명까지 떨어졌고 지난달에는 4만 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장 실장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인 2.9%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희망의 싹이 자라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 세계 성장률과 비교하면 현재 우리나라 성장세는 견고하다고 보기 어렵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성장률은 세계 경제성장률과 비슷한 추세를 보여 왔다. 지난해 한국의 경제성장률(3.1%)은 세계 경제성장률(3.7%)에 비해 0.6%포인트 떨어졌고, 올해엔 1%포인트(한국 2.9%, 세계 3.9%)로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 실장이 일자리 난에 대한 뚜렷한 진단과 처방을 하지 않은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자리가 왜 줄어드는지 어떻게 일자리를 만들 건지 언급이 없다”며 “정부 재정 투입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준일 jikim@donga.com·최혜령 기자
#고용률#상용근로자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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