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 아들 조정기 씨(67)가 평양으로 돌아가는 버스에 탑승한 북측 아버지 조덕용 씨(88)에게 인사를 건넸다. 부자(父子)는 창문 사이로 손을 부여잡고 눈물을 흘렸다. 북측 동생 조학길 씨가 “내가 책임질게요. 잘 모실게요. 건강하세요”라며 형 정기 씨를 안심시켰지만 울음은 그치지 않았다. 조 씨는 “곧 버스가 출발한다”는 지원 인력의 말에도 한참 동안 아버지의 손을 놓지 못했다. 26일 이산가족 2차 상봉행사 마지막 일정인 작별상봉과 공동점심을 마친 금강산호텔 앞에선 곳곳에서 눈물바다가 펼쳐졌다.
이날 조 씨를 비롯한 남측 상봉단 81가족 324명은 짧은 상봉 일정을 마치고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속초로 귀환했다. 20∼22일 1차 상봉단(89가족 197명)에 이어 열린 두 번째 상봉 일정이 모두 마무리됐다.
2015년 10월 20차 상봉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이뤄진 이번 상봉은 일회성 행사에 그쳤던 과거 행사의 한계는 극복하지 못했다. 2박 3일 동안 7차례에 걸쳐 총 12시간 동안 북측 가족과 만났지만, 개별 상봉과 점심 3시간을 제외하면 대부분 북측 보장성원(진행 요원),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상봉이 이뤄졌다.
박경서 대한적십자사(한적) 회장은 25일 단체상봉 후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용일 북측 단장과 (이번) 21차 행사와 같은 방식의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올해 안에 한 번 더 하기로 협의했다”며 “구체적인 날짜 등은 국장급 실무회담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10월 말경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생사 확인, 정례 상봉, 화상 상봉, 고향 방문, 성묘 등 이산가족 문제 전반에 대해 북측과 의견을 나눴다면서도 구체적 합의사항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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