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달 10일 경 구속한 일본인 관광객을 이례적으로 빨리 석방하면서 그동안 정체됐던 북-일 대화가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되고 있다. 북한은 석방사실을 발표하면서 ‘인도주의 원칙’을 강조해 일본 정부가 의도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6일 “일본 관광객으로 우리나라(북한)를 방문한 스기모토 도모유키가 공화국의 법을 위반하는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하여 해당 기관에 단속되어 조사를 받았다”며 “(그러나) 일본 관광객을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관대히 용서하고 공화국 경외로 추방하기로 하였다”고 보도했다.
이 남성은 중국으로 보내진 것으로 추정되며 일본 정부는 베이징(北京) 주재 자국 대사관과 선양(瀋陽)의 총영사관을 통해 남성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 석방했다는 이 인물이 12일 일본 언론들이 북한에서 구속됐다고 보도한 ‘39세 영상 제작자’와 같은 인물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교도통신은 27일 “일본 정부가 사실관계 파악에 서두르는 한편 북한의 대응이 일본을 향한 메시지를 가졌는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기모토 씨는 이달 10일 전후 북한에 구속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구속 보름여 만의 석방은 과거 사례에 비해 이례적으로 빠르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1999년 간첩협의로 북한에 구금됐던 전직 니혼게이자이 신문 기자의 경우 2년간 억류된 뒤에야 풀려났고 2003년 마약밀수 혐의로 구속됐던 일본인 남성은 출국까지 5년 3개월이나 걸렸다.
북한이 ‘인도주의’를 강조하며 남성을 풀어준 만큼 일본 내에서는 이번 석방이 북-일 대화 등 양국간 관계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제기된다.
다만 납치문제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이가 워낙 선명해 북-일 관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관측도 만만치 않다.
일본은 북한에 의한 자국인 납치문제 해결을 명분으로 그동안 줄기차게 북한에 ‘러브콜’을 보냈지만 북한은 납치문제에 대해 “해결이 끝난 것”이라는 입장을 반복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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