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특수학교 설립 합의, ‘나쁜 합의’…정치적 흥정 대상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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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9월 5일 11시 54분


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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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은 5일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인 서진학교 건립을 둘러싼 서울시교육청과 지역주민 간 갈등이 가까스로 봉합된 것과 관련, “나쁜 합의”, “있을 수 없는 합의”라며 “특수학교는 기존의 계획대로 건립하면 될 뿐, 정치적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회를 거꾸로 돌리는 강서 특수학교 설립 합의를 규탄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어제 강서지역 숙원사업과 특수학교 건립을 맞교환한 합의문이 발표됐다. 지난해 9월 장애학생 부모님들의 무릎호소가 사회적 큰 울림이 된 지 꼭 1년만”이라면서 “일부에서는 ‘간절한 무릎 호소가 통했다’, ‘사회적 상생모델’이라며 반기고 있지만, 이번 합의는 한마디로 ‘나쁜 합의’, ‘있을 수 없는 합의’”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수학교는 정치적 흥정의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하며 “정치인 또한 지역주민의 표가 아무리 급하다 할지라도, 옳은 방향으로 뚜벅뚜벅 걸어가야 한다. 그럼에도 지역 이익을 모두 챙긴 뒤에야 장애학생의 교육권을 겨우 인정한 이번 합의에 같은 정치인으로서 한없이 부끄럽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사회를 거꾸로 돌리는 대가성 합의에 또 다시 상처받았을 장애학생 부모님들께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진정한 상생을 위해 늘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강서을이 지역구인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 손동호 강서특수학교 설립 반대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수학교 설립을 둘러싼 오해와 갈등을 소통과 협력을 통해 아름답게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의에 따라 서진학교는 내년 9월 개교한다. 지역주민들이 학교 건립에 협력하는 대신 시교육청은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국립한방병원’ 건립에 협조하기로 했다.

그러나 1년 전 무릎을 꿇고 특수학교 건립의 필요성을 호소한 장애학생 부모들은 “나쁜 선례를 남겼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자폐성 장애 자녀를 둔 A 씨(51·여)는 동아일보에 “한방병원 건립에 협조하기로 한 게 마치 특수학교 건립에 대한 대가로 비칠 수 있다”며 “앞으로 특수학교를 더 지어야 하는데 그럴 때마다 주민들이 비슷한 요구를 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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