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MB(이명박)의 남자’라 불렸던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은 7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전날 자신의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전 재산은 집 한 채가 전부”라고 말한 것에 대해 “옛날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재산이 29만 원밖에 없다’라는 말과 비슷한 맥락이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하며 “이런 걸 인지장애라고 그러는데, 심리적으로 남을 속이기 위해서 나 자신을 속이는 거다. 그래야 남을 속일 수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 전 의원은 이어 “그런데 지금 국민감정, 국민 인식하고는 너무나 동떨어졌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이명박 전 대통령은 실형이 나올 거다. 그런데 저런 식으로 하면 사면 받기까지의 기간이 길어진다”고 말했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6일 결심공판 최후진술을 통해 무죄를 주장하며 “어린 시절 끼니를 제대로 잇지 못하는 혹독한 가난 속에서 행상을 다니고 청소부로 일하며 대학을 다녔지만 남의 것을 탐한 적은 없다”, “전 재산은 논현동 집 한 채가 전부이고, 검찰이 두는 혐의는 알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정 전 의원은 ‘재산은 집 한 채 뿐’이라는 이 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틀리다. 이상한 얘기”라며 “다스의 주인이 이명박이기 때문에 이런 구형이 나온 거다. 그런데 집 한 채라고 하면 구형 자체가 전부 틀려버리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 전 대통령의 ‘29만 원’ 발언과 이 전 대통령의 ‘집 한 채’ 발언에 대해 “(가졌다고 주장하는 재산의)양은 다르지만 같은 맥락”이라고 강조했다.
정 전 의원은 자동차부품업체 다스(DAS) 소유주 논란과 관련해서도 “제가 다스에서 돈을 받은 게(BBK에 투자했던 170억 원 중 140억 원을 회수한 것을 가리킴.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기 때문에 청와대와 정부가 조직적으로 나서 이 금액을 회수해 갔다는 게 검찰의 결론) MB 정부의 가장 치욕스러운 부분이 될 거라고 얘기했었다. 어떻게 권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옛날에 뜯긴 돈을 받아낼 생각을 하는지, 그것도 권력을 이용해서”라며 “돈에 대해서 너무 집착을 하는 거다. 그러니까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검찰이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20년, 벌금 150억 원, 추징금 111억 원을 구형한 것에 대해 “안됐다. 일단 본인이 현재 그 감옥 생활을 잘 못하고 계시더라.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드시고, 그러니까 지옥이다. 그러니까 얼마나 힘들겠는가. 그건 정말 안됐다”면서도 이 전 대통령이 전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굉장히 명석하고 상황 판단이 정확한 분인데 어제 재판 또 최후 진술을 보면서 이제는 좀 옛날과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며 “왜냐하면 지금 대세를 거스를 수가 없는데 본인은 거기에 지금 저항을 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본인한테 결코 이롭지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정 전 의원은 이 전 대통령 당선 초기까지 ‘MB의 남자’ 등으로 불리며 최측근으로 분류됐으나, 이후 이 전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등과 갈등을 빚으며 친이(친이명박)계와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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