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패널 보고서 언론 공개, “中-러와 IT 등 합작사업 200여건”
美 17일 안보리 소집해 대책 논의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제재를 피해 연료를 수입하고 무기를 불법 수출하는 등 대북 제재망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드러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 시간) 제재 이행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유엔 전문가 패널의 기밀 보고서를 인용해 대북 제재를 위반한 새로운 증거들이 나왔다고 전했다.
WSJ가 보도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중국 러시아 등의 도움으로 대북 제재망을 피해갈 수 있었다. 러시아, 중국 선박과의 환적을 통해 북한의 연료 수입이 급증했으며 북한 석탄이 감시망을 피해 중국으로 운송되는 사례 역시 다수 포착됐다는 것이다.
전문가 패널은 이 보고서에서 “이런 위반들이 유엔 제재 효과를 무력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WSJ는 지난해 말 평상시의 3배 수준으로 폭등했던 북한 내 연료 가격이 올해 들어 다시 예전 수준으로 낮아졌다는 NK데일리 보도를 인용해 유엔 보고서가 지적한 대로 중국과 러시아의 제재 위반 실태가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소프트웨어, 건설, 수산물 양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북한과 200건 이상의 합작 사업을 해 온 사실도 파악했다. 러시아 역시 북한과 39건의 합작투자 사업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는 또한 북한 금융 요원들이 제재 규정을 위반해 중국과 러시아에서 여전히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이 은행 계좌를 개설하고 해외에서 거둔 불법 수입을 북한으로 송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 분야에서 제재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예멘의 후티 반군에 탱크와 미사일을 판매하는 등 무기 수출을 금지한 유엔 제재를 피해 중동 지역에 무기를 밀매했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담겼다. 시리아의 한 무기 밀매업자가 후티 반군에 탱크, 로켓추진총유탄(RPG), 탄도미사일 등의 북한 무기를 구매하도록 중개했고, 수단에는 북한의 대전차 시스템 거래를 중개했다는 증거를 찾아냈다고 이 보고서는 밝혔다.
점점 커지고 있는 대북 제재 구멍을 메워보기 위해 미국은 17일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보고서에 기재돼 있는 북한과 합작한 러시아 회사들의 이름을 가리려 하는 등 보고서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13일 “유엔의 독자적인 보고서를 수정하려고 방해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러시아를 포함한 모든 회원국들은 안보리 결의안을 완벽하게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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