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총수-CEO 등 경제인 17명, 18~20일 평양 남북정상회담 동행
文대통령, 北비핵화 설득-경협 논의
18일 시작되는 평양 남북 정상회담 수행원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주요 경제인이 포함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미국에 제시할 진전된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내기 위한 ‘끝장협상’에 들어가는 동시에 비핵화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한 남북 경제협력 확대에 본격적인 시동을 건 것이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남북 정상회담에 동행하는 수행원으로 공식수행원 14명과 특별수행원 52명 등 200명 규모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특별수행원에는 이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4대 그룹 총수 및 최고경영자 등 경제인 17명이 포함됐다.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 방북 당시 경제인 수행단과 같은 규모다. 이번 방북단 규모가 2007년보다 100명가량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경제인 비중은 더욱 커진 셈이다.
임 실장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정부가 추진해온 ‘한반도 신경제구상’이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비핵화가 잘 진행되고 남북관계가 많이 진전되면 ‘평화가 경제, 경제가 평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방북 수행원에는 철도, 도로, 관광, 전력 등 남북 경협 관련 장관과 기업인이 대거 포함됐다. 금강산관광 주사업자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 등이다. 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경제특구 구상을 내놓은 가운데 박원순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의장과 최문순 강원도지사도 특별수행원에 포함됐다. 정치권에서는 방북 초청을 거부한 국회의장단 등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방북길에 동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남북 간 경협 논의와 별개로 정상회담에서 진전된 비핵화 조치에 대한 약속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불만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회담 후 채택할 선언문에 구체적인 비핵화 실천 의지를 담아야 한다고 설득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행단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카운터파트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포함시킨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한국의 외교수장이 방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방식을 이끌어내 북-미 협상의 실마리를 찾아내는 것이 목표”라면서도 “아직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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