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책임지고 여야합의 처리”… 찬성 의견이 반대보다 약간 우세
대기업 인터넷은행 대주주 허용… 문재인 대통령 ‘규제혁신 1호’ 통과될듯
더불어민주당은 17일 의원총회에서 격론 끝에 인터넷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을 20일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하기로 했다. 반대 의견이 많아 끝내 당론 채택은 못 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규제혁신 1호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주당 강병원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이 인터넷은행법에 대한 찬반 의견을 충분히 개진했다. 결국 홍영표 원내대표가 정치적으로 책임지고 여야 간 합의해 처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법안에 대해선 이미 여야 합의안이 나온 상태여서 홍 원내대표는 19일 정무위 전체회의를 거쳐 20일 본회의에서 법안을 통과시킬 방침이다.
은산분리 완화를 주제로 세 번째 열린 이날 의총은 약 두 시간 반 동안 열띤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박영선 우상호 우원식 박용진 제윤경 의원 등은 대주주 자격을 법안 본문이 아닌 시행령으로 정하는 데 대한 우려 등을 제기하며 반대 내지 신중론을 폈다.
여야는 특례법 시행령에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 10조 원 이상)이 아닌 경우에만 인터넷은행의 대주주가 될 수 있도록 하고, 그 대신 정보통신기술(ICT) 사업 비중이 높은 대기업은 예외적으로 대주주가 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시행령은 정부가 국회 법 개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향후 대기업이 인터넷은행을 소유할 길이 열린다는 것이 반대 의원들의 주장이다.
반면 몸이 아픈 정재호 의원 대신 정무위 간사 대행을 하고 있는 유동수 의원과 전해철 최운열 김병관 김병욱 윤후덕 의원 등은 찬성론을 폈다. 인터넷은행 활성화를 통해 핀테크 산업 발전을 이끌 수 있고 시행령에서 최근 5년 동안 공정거래법, 금융관계법령,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자는 대주주가 될 수 없도록 하는 등 충분한 안전장치를 뒀다는 것이다. 한 참석자는 “찬성 의견이 반대 의견보다 약간 더 많았다”고 전했다.
여야 합의안에 대해 야당은 내부 견해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대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지난해 출범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주요 주주인 KT와 카카오는 지분을 34%(현재는 의결권 없는 주식 포함 10%)까지 늘릴 수 있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규제혁신 현장 방문에서 은산분리 규제를 증기자동차 최고 속도를 마차에 맞추도록 한 19세기 영국의 ‘붉은 깃발법(Red Flag Act)’에 비유하며 혁파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한편 여야는 임대료 인상 문제로 갈등을 겪던 세입자가 건물주를 둔기로 폭행한 ‘궁중족발 사건’ 이후 개정 여부가 큰 사회적 이슈가 된 상가임대차보호법도 20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기로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