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SK 최태원·LG 구광모… 전여옥 “방북 재벌 회장들, 참 안됐다”

18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최태원 SK회장이 공군 1호기에 탑승해 나란히 앉아 대화하고 있다. 2018.9.18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이 평양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계 총수들에 대해 "참 안됐다"라고 말했다.

전 전 의원은 18일 블로그에 "방북하는 재벌들을 보니 참 안됐다 싶다. 정부가 이번에 재벌 회장들을 초청한 것은 '국민 동의 없이 퍼주냐?'는 세간의 만만찮은 여론에 '그럼 재벌의 지원으로?'라는 그리 새롭지 않은 대북지원 장르를 재개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전 의원은 "남북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통일도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김정은의 선의'를 믿지 않을 뿐"이라며 "협상에는 '신뢰'가 우선인데 김일성 세습 3대는 우리의 '선의'를 핵개발 가속화로 갚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래서 김정은의 속내를 파악하며 조절하는 '시간'과 '신중함' 그리고 '이성적 접근'이 필요하다. 저는 문재인 정부의 뜨거운 가슴보다는 우리 국민 대다수가 갖고 있는 '차가운 머리'가 '비핵화'에는 유효하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전 전 의원은 "그동안 문재인 정부는 '정경유착'을 적폐청산의 제1목표로 삼았다. 이번에 함께 가는 재벌 회장 중 삼성은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피고인이고 SK 역시 오랫동안 실형을 살았다. 그런데 방북단 일원으로 '일은 일'이라며 초청했다. 아무리 그래도 앞뒤는 맞아야 하지 않냐. '초청 당한' 재벌들은 복잡한 속내로 짐을 꾸렸을 거다. 한국이 아니라 전 세계를 상대로 장사를 하는데 대북제재 속에서 남북경협 속에서 어떻게 운신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다시 교도소 밥을 먹지 않으려면?'하면서 말이다"라고 했다.

이어 "재벌이 적폐였고 나쁜 짓을 했다면 '청산'을 끝까지 해야 한다. 지금 정부의 '초대장'은 그래서 참으로 군색하다. '우리의 소원'이 아니라 '김정은의 소원'을 들어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18일부터 사흘간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으로 이날 방북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