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약속 펑크’ 여야 3당 대표에 “대통령 발목잡아, 北이라면 ‘숙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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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9월 19일 08시 59분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사진=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사진=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19일 제3차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한 여야 3당 대표가 북측 고위급 인사들과의 면담 장소에 ‘일정 착오’를 이유로 나타나지 않은 것과 관련, “북한 가서도 여당 대표가 대통령의 발목을 잡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하 최고위원은 이날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고생하는데 이해찬 당 대표는 약속도 취소해버리고 큰 결례를 저질렀다. 상당히 불쾌하게 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사실 실제로 그랬다면 숙청된다”면서 “아마 측근들이 사고치는 것은 한국이 유일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앞서 문 대통령의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평양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민주평화당 정동영·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18일 오후 3시 30분부터 만수대의사당에서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을 비롯해 리금철 조선사회민주당 중앙위 부위원장, 림룡철 조국통일위원회 민주주의전선 중앙위 서기국 부국장 등과 만날 계획이었으나, 이날 오후 4시가 넘어서까지 면담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북측은 오후 4시 17분에 “호텔로 돌아가자”며 떠났다. 이후 여야 3당 대표는 숙소인 고려호텔 로비에서 남측 취재진과 만나 “일정에 착오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해찬 대표는 “일정을 재조정하고 있다”고 했고, 이정미 대표는 “일정에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 그 시간에 정당 대표들끼리 간담회를 했다”고 설명했다.

하 최고위원은 여야 3당 대표가 면담 장소에 나타나지 않은 이유와 관련, “좀 충격이었다”면서 “일종의 갑질 의식이다. 국내에서도 우리 야당한테 하던 갑질 의식이 북한한테도 드러난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그는 “(여야 3당 대표가)유일한 약속이 있던 걸 몰랐던 건 아니다. 약속 있던 걸 몰랐을 수도 없다”며 “(북측이)일종의 자기들을 무시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추측했다.

하 최고위원은 “(우리로 치면)국회부의장격인 안동춘 북한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을 만나기로 했는데 (여야 3당 대표는)아마 북한에 가서야 누굴 만난다는지 알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우리를 무시한다’ 해서 (면담에) 안 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쨌든 이번에 대통령 도와주러 간 것 아닌가. 들러리를 서러 간다는 걸 알고 있었고, 그러면 화끈하게 들러리를 서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실제로 안동춘 상임위 부의장은 당 정치국 후보위원이다. 그래서 북한 서열이 낮지도 않고, 그 메시지가 결국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달되는 것”이라며 “대표단은 남쪽으로 내려오기 전에 북에서 진심어린 사과를 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의전의 문제였을까.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었을까?’라는 진행자의 질문엔 “제가 봤을 때는 좀 무시당한다는 의식 이외에 또 다른 문제는 잘 모르겠다. 그 부분을 당사자들이 명쾌히 해명해야 한다”며 “안 그러면 이후 우리 국회 회담 진행하는 데에도 상당한 장애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결자해지 차원에서 북에서 일어났던 일은 북한에서 해결하고 내려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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