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비핵화 협상 재개…2차 정상회담 윤곽 잡힐까

  • 뉴시스
  • 입력 2018년 9월 20일 17시 00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건부 영변 핵시설 폐기 의사를 밝히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곧바로 환영 입장을 표명했다. 곧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카운터파트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에게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회담을 갖자고 제의했다. 멈췄던 비핵화 협상이 평양공동선언을 기회로 동력을 되찾을지 주목된다.

폼페이오 장관과 리 외무상은 이달 말 뉴욕에서 만날 전망이다.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의 제의에 호응해야 한다는 전제를 달고 있으나, 비핵화 협상이 중단된 이후에도 꾸준히 대화 재개를 요구해왔다는 점에서 거절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6·12 북미공동성명 채택 후 예상했던 것보다 비핵화 로드맵 합의가 지체됐다는 실무회담부터 고위급회담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20일 성명을 통해 리 외무상에 회담을 제의하며 동시에 오스트리아 빈에서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조속한 시일 내에 회담을 갖자고 했다. 북측 인사를 특정하지는 않았으나,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협상을 담당해온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빈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실질적인 카운터파트가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라는 점에서 리 외무상과의 회담에서는 전반적인 일정만 조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일정을 중점적으로 논의하고, 실질적인 비핵화 협상은 북한에서 김 부위원장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협상에 진전이 있을 경우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2차 정상회담 윤곽이 나올 거라는 전망이다.

비건 특별대표와 최 부상 간 실무회담이 원활하게 진행될 경우 폼페이오 장관과 리 외무상의 뉴욕회담에서 정상회담 윤곽이 잡힐 가능성도 있다. 이미 남북 평양공동선언에서 북한이 동창리 발사장 선제적 폐기와 조건부 영변 핵시설 폐기 카드를 제시한 만큼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빠른 시일 안에 만나 담판을 지으려 할 수도 있다. 이달 말 유엔총회 때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안을 들고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다는 점도 이러한 전망에 무게를 싣는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시간이 많지 않다. 대북 기조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은 만큼 오는 11월에 있을 중간선거 이전에 김 위원장과 담판을 짓고 가시적인 성과물을 내놓아야 한다. 더불어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과의 평양정상회담에서 연내 서울 답방을 약속한 만큼 한국 정부 또한 ‘연내 종전선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적극적인 중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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