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동거커플’ 진선미가 보는 ‘제도권 바깥의 가족’은…

  • 뉴스1
  • 입력 2018년 9월 20일 18시 12분


“혈연·입양보다 의식으로 기대고 사는 관계 많아져”
“‘건강가정’ 이름의 소외·배제에 대해 고민해야”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웃고 있다. 2018.9.20/뉴스1 © News1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웃고 있다. 2018.9.20/뉴스1 © News1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20일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법과 제도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가족 형태를 위한 새로운 시각과 보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수차례 드러냈다.

가족을 ‘혼인·혈연·입양으로 구성된 2인 이상의 관계’로 정의하는 현행 건강가정기본법에 대한 비판이 대표적이다. 진 후보자는 “1인 가구나 동거인이 사실상 너무 많다”며 “건강가정이라는 이름으로 소외되고 정책에서 배제되는 것은 전면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 후보자는 과거 변호사 시절 10여년 이상 호주제 폐지운동에 앞장서고, 동거가족의 법적 권리를 재정비하는 생활동반자법 발의를 준비하는 등 기존의 경직된 가족제도에 대해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왔다.

그 자신 역시 1998년부터 약 18년간 자신의 배우자와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채 ‘동거커플’로 살아오는 등, 기존의 가족제도에 편입되었던 시간보다 그렇지 않은 시간이 더 길었다. 진 후보자를 ‘예삐’라고 부르며 아꼈던 그의 작고한 ‘시어머니’ 역시 법적으로는 아무 관계가 없는 ‘남남’이었다.

진 후보자는 “혈연, 지연, 입양보다 의식으로 서로가 기대고 사는 관계가 많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전통가족이 유지되려면 유연한 결합이 튼튼히 받쳐 주고 기존의 가족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면서 (제도권) 바깥에 사는 사람도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출산 대책 또한 ‘건강가정’ 바깥의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프랑스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진 후보자는 “프랑스의 출산율이 내려왔다가 회복했는데 여러 복합적 이유가 있다. 모든 아이들의 꽤 많은 비율이 결혼 전에 출산된다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최근 젊은이들은 남녀를 떠나 온갖 책임이 부과되는 체제에 빨리 유입되지 않으려는 마음이 있다”며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차별이 없어진다면 우리의 미래인 젊은이들이 아이를 낳을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여성·가족 관련 통계의 미비함에 대한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서도 진 후보자는 “실제로 일상적인 결혼에서 벗어나 살고 있는 사람들의 수를 알고 싶은데 신빙성이 없다. 자료로 나오지 않는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편 진 후보자가 호주제 폐지까지 혼인신고를 하지 않겠다는 신념을 함께한 자신의 배우자를 ‘오래된 남친’ ‘같이 사는 남자’로 부르는 데 대해 야당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여야 간 짧은 공방이 벌어지는 해프닝도 있었다.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같이 사는 남자’ 이러니까 보는 분들이 언어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바람직한 용어 표현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하자,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다양한 형태의 가정, 또는 결혼이라는 제도에 얽매이지 않는 가정까지 포섭해야 할 여가부가 나아갈 방향에 반대된다”고 곧장 반박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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