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만 부각 안 해…북미회담 기록영화와 달라
다정한 모습 가감 없이, 15만 관중에 연설도 포함
북한 조선중앙TV가 22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정상회담 전 과정을 상세히 담은 1시간10분 길이 기록영화를 방영했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오후 ‘역사적인 제5차 북남수뇌상봉 진행-경애하는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문재인 대통령과 평양에서 [주체 107 2018.9.18-20]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방송했다.
기록영화는 18일 문 대통령 내외가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의 환영을 받으며 평양순안국제공항에 내리는 모습부터 삼지연 공항에서 김 위원장 내외의 배웅을 받으며 떠나가기까지 2박3일 일정을 순차적으로 다뤘다. 영상의 자체 소리는 지우고 나레이션을 덧씌운 형식이었다.
앞서 조선중앙TV는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 김 위원장의 업적을 부각한 42분 길이의 기록영화를 방영했는데, 이번엔 회담이 길었던 만큼 길이가 2배 가까이 늘었다.
또한 김 위원장의 업적을 일방적으로 강조하기보다 진전된 남북관계를 강조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두 정상이 백두산 천지를 함께 방문한 것에 대해 “민족사에 특기할 역사적 사변”이라거나 “(두 정상은) 신의와 협력으로 문제를 타결하는 새로운 대화의 모습을 보여줬다”라며 높이 평가했다.
북미정상회담 기록영화가 김 위원장이 평양을 떠나고 돌아오기까지의 과정을 김 위원장 중심으로 다뤘다면, 이번 기록영화는 문 대통령이 탄 비행기가 착륙하고 이륙하기까지를 문 대통령 기준으로 다뤘다는 것도 차이점이다.
영화에는 문 대통령이 만수대창작사를 참관하거나 백화원영빈관에서 식수를 하는 등 김 위원장 없이 단독으로 한 행사나 김정숙·리설주 여사의 공동 행보도 포함됐다. 우리 측 특별수행원들의 개별 일정도 간략하게나마 소개됐다.
영화에는 김 위원장 내외가 노동당 본부 청사 앞이나 옥류관 등지에서 문 대통령 내외를 기다렸다가 맞이하는 모습, 식사를 할 때 다정하게 담소를 주고받으며 웃는 모습, 케이블카에 함께 타고 이동하는 모습 등이 가감 없이 담겼다.
평양대동강수산물식당에서 정상 내외가 식사하는 장면에서 앵커는 “한 가정 한 식솔이 모두 앉은 듯 친근하고 따뜻한 정이 넘쳐흐른다”고 말했다. 평양 방문 첫날 김 위원장 내외가 문 대통령 내외를 숙소로 안내했다고 전하는 장면에선 “격식 없이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담화를 나누셨다”는 나레이션이 흘렀다.
평양 능라도 5월1일경기장에서 문 대통령이 15만 평양 관중들에게 연설하고 관중들이 손뼉 치는 모습도 기록영화에 포함됐다. 4·27 남북정상회담 관련 영상이 공연 일부로 나올 때는 눈물을 훔치는 평양 시민들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TV는 삼지연 공항에서 문 대통령이 환영인파의 손을 한 사람씩 붙잡고 인사하는 모습, 김 위원장이 남측 수행원들과 여러 차례 사진을 찍는 모습,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백두산 천지 앞에서 손을 맞잡고 하늘로 들어 올린 모습 등도 담겼다.
TV는 9월 평양공동선언에 대해 “북남관계 발전을 더욱 가속화하며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나가는 데서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앞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평양 정상회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진전된 남북관계와 회담 성과를 널리 알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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