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부적절 사용” 내용공개… 업종 없는 온라인몰 결제 500만원
1인당 10만원 넘는 식대 100여건
靑 “비서실, 365일 24시간 상황관리… 국가행사로 고급음식점 이용”
기재부 “沈의원 비밀누설혐의 고발”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의 행정정보 무단유출 논란이 야당과 당정청의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검찰이 추석 연휴 직전 국회부의장까지 지낸 심 의원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초강수를 두자, 심 의원도 청와대 업무추진비 사용기록 공개로 맞대응하면서 갈등의 상승 작용이 일어나는 모양새다.
심 의원은 27일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청와대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재정정보시스템을 통해 입수 분석한 결과, 2억4594만 원이 부적절하게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청와대가 정부의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상 업무추진비를 사용할 수 없는 오후 11시 이후에 4132만8690원을 지출했으며 법정공휴일과 주말에도 2억461만 원(1611건)을 썼다고 밝혔다. ‘비어’ ‘호프’ ‘주막’ ‘막걸리’ ‘이자카야’ ‘와인바’ ‘포차’ ‘바(bar)’ 등이 상호에 들어간 술집에서 3132만1900원(235건)이 사용됐으며 이탈리안 레스토랑, 고급 일식집, 참치횟집 등에서 1인당 10만 원이 넘는 식대를 치른 명세도 100여 건에 이른다는 것이다.
심 의원은 또 “청와대 업무카드로 온라인몰에서 13차례에 걸쳐 500만5000원을 결제했지만 해당 업체 업종이 명시되지 않아 사용처가 불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오락 관련 산업에서 241만2000원(10건), 스파 등 미용 업종에 18만7800원(3건)을 썼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심 의원이 제기한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심야시간에 업무카드를 쓴 데 대해서는 “대통령비서실은 업무 특성상 365일, 24시간 다수의 직원들이 긴급 현안 및 재난 상황을 관리한다”며 “국회나 국가 주요 행사가 늦게 끝나거나 세종시 등 지방 소재 관계자가 서울에 늦게 도착해 간담회가 늦게 시작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급 음식점 이용 기록에 대해서는 “청와대의 업무 관계자 중에는 외국 정상이나 고위 관료도 있어서 일반 대중식당을 이용하기 적절치 않은 경우가 있다. 국익을 위해 예우와 의견 청취에 부합한 장소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또 일부 비용이 오락산업에 쓰였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6월 민주항쟁 관련 영화 ‘1987’을 해당 사건 관계자와 관람하며 쓴 것”이라고 공개했다. 이 밖에 인터넷 결제 내역에 업종 표시가 누락된 것은 카드사가 직불카드를 사용할 때 업종 표기를 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며, 백화점 이용 건도 각종 외빈 행사에 필요한 식자재 구입 등 적절한 용도로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기획재정부는 김용진 2차관이 브리핑에 나서 심 의원을 검찰에 추가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당초 고발한 (심 의원의 보좌진) 3명은 허가되지 않은 영역에서 비정상적으로 자료를 내려받은 혐의이고, 심 의원은 제3자에게 비밀을 누설했기 때문에 고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한국당과 정부, 여당이 청와대 업무추진비 문제로 지나친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보수적인 당이든, 인기가 없는 당이든 국회의원이 행정기관의 예산 남용을 감시하는 것은 공익적인 일”이라며 검찰까지 나선 정부의 과격한 대응을 문제 삼기도 했다. 심 의원에 대해서도 “입수 과정의 적법성을 다투고 있는 자료를, 제대로 검증 없이 서둘러 공개하는 것은 경솔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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