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의 청와대 업무추진비 사용 기록 공개 논란이 여야 전면전으로 비화하면서 당장 처리해야 할 현안이 산적한 정기국회가 자칫 공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대책과 고용문제, 국민연금 개혁, 북한 비핵화 논의 등이 소모적 정쟁의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심 의원은 28일 자료를 추가 공개하며 “지난해 6월부터 올 2월까지 청와대 비서관 등 13명이 1인당 30만∼315만 원씩 회의 수당을 부당하게 지급받았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청와대는 “인수위원회 없이 대선 다음 날 곧바로 정부가 출범해 초기에 한해 (청와대 직원) 정식 임용에 앞서 정책자문위원 자격으로 월급 대신 최소한의 수당을 준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여야가 정면충돌하면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법과 소득세법 개정안 논의는 시작도 못한 채 중단됐다. 이날 여당 기재위 위원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심 의원의 기재위원 사임을 요구했다. 기획재정부와 심 의원이 서로를 검찰에 고발한 상황에서 심 의원이 기재부를 감사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더불어민주당은 심 의원이 사임하지 않으면 국정감사를 비롯한 기재위 일정을 보이콧하기로 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민주당은 심 의원과 심 의원 보좌진의 국감 증인 신청을 추진할 방침이다.
한국당도 이에 맞서 다음 달 2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 질의에 심 의원을 질의자로 내세워 맞불 작전을 펴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에 따라 정부 정책의 잘잘못을 따져야 할 대정부 질의도 ‘심재철 논란’에 매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