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국회에서 ‘규제 샌드박스 3법’이 통과하면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신기술과 서비스 산업은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 이번에 통과한 규제 샌드박스 3법은 산업융합촉진법, 정보통신융합법, 지역특구법 일부 혹은 전부 개정안이다.
규제 샌드박스법은 사업자가 신기술이나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할 때 각종 규제를 일정 기간 면제 또는 유예해주는 것을 말한다. 사업자가 정부에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하면 정부는 임시허가 및 실증특례 기간 2년 동안 관련 규제를 유예해주고 1회 연장까지 가능하다.
벤처기업 등 산업계는 일단 규제 샌드박스법 통과를 환영하면서도 여전히 모호하거나 미흡한 점이 많아 불안해하고 있다. 박태근 벤처기업협회 실장은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은 어떤 산업이 생길지 모르는 것인데, 샌드박스법은 기존에 나온 것에 대한 규제 유예 성격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규제 샌드박스법이 지속가능한 규제 완화 대안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규제 샌드박스법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는 관계 부처의 검토와 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결정되는데 이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관료적 사고나 기존 이해관계자의 반발에 부닥쳐 흐지부지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예컨대 원격의료 관련 신사업을 규제 샌드박스법 적용 업종으로 신청해도 기존 의료단체 등 이익집단이 반대하면 불허될 가능성도 작지 않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정부나 지자체가 기존 업계의 반발을 무릅쓰고 규제 완화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신사업이 현실화되기까지는 적잖은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고 내다봤다.
규제 샌드박스법안 중 하나였던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은 결국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 법안은 혁신성과 소비자 편익이 높은 금융 서비스는 제한적으로 규제 면제를 부여하도록 한 내용이다. 개인 간(P2P) 금융 관련 법안 4건도 국회 통과까지 기약이 없다.
벤처기업협회는 국내 벤처기업들의 벤처캐피털 규제 개선, 클라우드 산업 육성, 드론산업 활성화, 스마트공장 활성화, 사물인터넷(IOT) 산업 활성화 등을 이번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돼야 할 법안으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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