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야당의 반대에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임명을 강행한 가운데 4일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은 유 장관의 ‘제2의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집권 여당과 제1야당 원내대표가 몸싸움을 벌이는 등 여야 의원들의 공방도 거듭 됐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포문은 유 장관에게 집중됐다. 한국당 의원들은 유 장관의 위장전입, 병역 면제, 피감기관 사무실 임대 등 관련 의혹을 거듭 열거하면서 사퇴를 종용했다.
유 장관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인사발언을 할 때부터 한국당 의원들은 “사퇴하라”, “뭔말이 그렇게 많아” 등 야유를 퍼부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잘했다”고 힘을 보탰다.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이낙연 총리를 불러 유 장관의 자질과 임명 과정을 문제 삼으면서 관련 의혹을 총정리한 도표를 본회의장 화면에 띄웠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에 “자중하라”고 반발했고 홍영표 원내대표가 의장석으로 다가가 사회를 맡은 이주영 부의장에게 항의성 발언을 하는 모습도 관찰됐다.
유 장관이 주 의원의 지적에 ‘송구하다’면서도 반박을 이어가자 야당에서는 “송구하다면 다냐”, “사퇴하라”는 고성이 터져 나왔다. 특히 차기 총선 불출마 요구에 ‘제가 결정할 것이 아니다’고 맞서자 “자기가 결정해야지 부끄럽다” 등 비난이 쇄도했다. 같은 당 이철규 의원이 유 의원의 사무실 입찰 과정 특혜 의혹을 거듭 지적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거세게 항의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재차 의장석으로 나가 이주영 부의장에게 항의를 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의장석으로 나와 “의원 대정부 질문을 방해하냐”고 홍 원내대표와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국회 운영의 캐스팅보터 격인 바른미래당도 유 장관에게 비판적인 모습을 보였다. 김삼화 의원은 “총선 출마는 본인의 결심이다”며 “거취에 대해 말을 못하는 상황에서 어떤 일을 계획하고 추진하고 집행할 수 있느냐”며 총선 출마 여부 확답을 요구했다.
이태규 의원도 “여당의원들은 야당 의원의 합법적인 질문을 방해하는 비신사적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정권의 흥망성쇠를 보면 국회와 야당이 반대하는 장관을 임명하면서 민심과 멀어졌다. 야당이 반대하도 임명을 강행하면 그만이라는 대통령의 사고를 제도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질타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유 장관을 적극 옹호했다. 유 장관에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된 것에 대해 책임을 언론에 묻기도 했다.
신경민 의원은 오후 대정부질문 속개 전 의사진행발언을 요청해 “오전 대정부질문은 유 장관에 대한 제2의 인사청문회였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며 “위장전입과 교통위반 두개를 제외하고는 믿을 만한 게 없는 핑퐁게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손혜원 의원도 “무례하게 임명된 지 하루된 장관에 ‘사퇴하세요’라고 소리를 지르며 장관 임명을 방해하는 모습 보며 참으로 의아하다고 생각한다”며 야당의 비판이 유 장관이 아닌 문재인 정부를 향한 것이라고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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