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선언 기념 2박3일 방북단 평양서 환영만찬
리선권 “반통일세력의 도전 탓에 10년 공백 생겨”
평양에서 10·4 남북 공동선언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를 개최하고 있는 남북의 대표들은 4일 환영만찬에서 11년 전 남북이 합의한 10·4선언의 정신을 기억하며 남북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북측 대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잃어버린 10년을 선대 수뇌분들의 숭고한 통일애국의 뜻을 이어가시는 북남 수뇌분들에 의해 되찾게 되고 오늘 우리 민족의 조국통일운동은 역사의 새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고 밝혔다.
리 위원장은 “만약 6·15 공동선언의 실천강령인 10·4선언이 정상적인 궤도에서 추진됐더라면 우리 민족의 조국통일 시간표는 훨씬 앞당겨졌을 것이다. 그러나 불미스럽게도 안팎의 반통일세력의 도전에 의해 북남선언들은 전면 부정당하고 우리 민족의 통일운동사에는 10년간의 공백이 조성되게 됐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리 위원장은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이야말로 6·15 공동선언과 10·4선언을 계승한 새 시대의 통일대강이며 우리 민족끼리 통일의 새 역사, 공동번영의 새 시대를 열어나갈 것을 다시 한번 온 세상에 선포한 위대한 선언”이라며 “나는 이번 민족통일대회합이 우리 민족의 통일대행진을 더욱 추동하는 역사적인 계기로 되리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리위원장은 “우리가 마주한 연회탁의 그릇들이 북과 남이나 다름없듯이 우리가 좋아하는 민족요리들도 같고 같듯이 우리가 품고 있는 생각도, 나아갈 길도 하나”라면서 민족의 이익을 도모하고 평화통일을 기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우리 측 대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렇게 가까운 남과 북이 10·4선언을 함께 기념하게 되기까지 11년의 시간이 흘렀다”며 “그러나 우리의 마음만은 언제나 함께 있었다”고 답사했다.
조 장관은 그러면서 “남과 북이 이렇게 같은 마음으로 한결같이 노력해왔기에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오늘의 평화를 만들어내고 오늘의 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역사적인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바탕 위에서 남북의 두 분 정상은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으로 평화와 번영의 새길을 열었다”며 “남북의 소중한 약속들을 이제 구체적으로 실현해 나가자는 것이 평양공동선언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제 민간과 당국이 힘을 합쳐 평화와 번영의 나무를 튼튼하게 가꿔 나갈 것”이라며 “한 그루 한 그루가 어우러져 울창한 숲을 이루는 것처럼 남과 북도 서로에게 힘이 되면서 함께 자라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두 분 정상께서 굳게 약속하셨듯이 우리가 살아왔고 우리의 후손이 살아갈 한반도는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국회·지방자치단체 대표 등 당국 방북단 30명과 민간 방북단 90여명, 취재·지원인원 30여명 등 우리 방북단 160명은 10·4선언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이날 오전 2박3일 일정으로 평양으로 향했다.
방북단은 과학기술전당을 참관하고 평양대극장에서 환영공연을 관람한 뒤 오후 7시쯤부터 인민문화궁전에서 환영만찬을 가졌다.
이번 민족통일대회는 남북 정상이 지난달 19일 발표한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10.4 선언 11주년을 뜻깊게 기념하기 위한 행사를 의의 있게 개최하기로” 합의한 데 따라 열리는 것이다. 남북이 10.4 선언 공동 기념행사를 여는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2007년 정상회담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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