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담판 돌입…北 영변-美 종전선언, +α 는 어디에 붙을까

  • 뉴스1
  • 입력 2018년 10월 7일 13시 17분


北 제재 완화·美 추가조치 요구…결과 오늘 윤곽
폼페이오, 오늘 저녁 방한…文 대통령 면담 예정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북미가 비핵화 협상의 중대 고비가 될 당일치기 협상에 7일 돌입했다. 이르면 이날 오후 늦게 북미 비핵화 협상의 세부 흐름이 윤곽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전날 일본에 도착해 아베 신조 총리와 고노 다로 외무상을 만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오전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전용기를 타고 평양으로 향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오전 중에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혹은 리용호 외무상과 먼저 만난 뒤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면담하는 바쁜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북미 회담의 관건은 미국이 요구해 온 비핵화의 구체적 조치와 북한의 안건인 종전선언과 관련한 양측의 합의안이다.

특히 지난 9월 남북 평양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 대한 ‘영구적 폐기’ 가능성을 합의문에 담으며 이번 북미 협상에서 이와 관련한 타결이 나올지가 관심사다.

북한은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미국에 종전선언 관련 압박을 지속적으로 가하고 있다. 표면상으로는 종전선언이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합의에 따라 미국이 관계 개선을 위해 ‘응당히 취해야 할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 협상 과정에서는 구체적 비핵화 조치와 맞교환을 원하는 카드로 상정해 온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역시 지난 5월 풍계리 핵실험장의 폐쇄 후 9월 남북 정상회담 전까지 북한이 대외적으로 구체적 핵 시설의 폐기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구체적 핵시설이 언급된 남북 합의문 도출 이후 북한의 행보에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북미 협상이 당일치기로 이뤄지고, 폼페이오 장관이 이미 김 위원장과의 면담 일정을 확정한 상태로 방북한다는 점에서 북미가 9월 남북 정상회담 이후 협상에 속도를 내 상당한 합의점을 찾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과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 위원장의 면담은 세부 사안을 논하는 어떤 협상보다는 양측의 합의안을 확정하는 수순이 될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다만 북한 스스로 ‘우리 핵계획의 심장부’라고 표현하는 영변 시설의 폐기는 미국이 꾸준히 요청해 온 ‘비밀’ 핵시설의 신고를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조야에서 북미가 ‘윈-윈’하기 위한 ‘+α(플러스알파)’를 놓고 치열한 협상이 진행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실제 북미 양측에서 관련 기류의 변화가 감지된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 23일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우리는 (북한과) 특정한 시설과 특정한 무기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해 왔다”라며 “이 같은 대화는 진행 중(underway)이며 전 세계를 위한 결과를 내놓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특정한 시설이 영변 핵시설이라고 봤을 때, ‘특정 무기 시스템’에 대한 협상 결과가 미국의 입장에서는 ‘+α’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 폼페이오 장관의 해당 발언 이후 북한의 이동식 발사대(TEL)의 폐기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미국은 고정 발사대에 비해 은폐가 쉬우면서도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까지 가능한 수준으로 기술적 진전을 이룬 북한의 TEL에 대해서도 예민한 반응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북한은 역시 대북 제재의 완화를 ‘+α’로 상정했을 가능성이 높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4일 기사에서 “지난날에도 그러했지만 우리는 결코 미국에 제재를 해제해달라고 구걸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이 제재로 얻을 것은 하나도 없으며 불리해질 것은 다름 아닌 그들 자신”이라고 대미 압박에 나선 바 있다.

북한이 제재 완화를 요구해 온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나, 최근의 대미 협상의 최대 안건이 종전선언이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관련해선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앞두고 대북 제재 완화에 대한 대미 강경 발언을 내놓은 것이 북미가 ‘+α’를 놓고 첨예하게 협상을 진행했기 때문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다만 국무부는 최근 수차례 브리핑 등에서 대북 제재 유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북미 간 의미 있는 협상이 진행됐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미국 재무부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4일 북한과의 무기 및 사치품 불법 거래를 이유로 터키 기업과 북한 외교관 등에 대한 제재 조치를 추가로 발표하는 등 제재 관련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다만 ‘중재자’로 나선 한국 정부가 대북 교류 및 협력의 확대를 추구하고 있어 북미 물밑 협상을 진행해온 미국 정부의 제재 관련 대북 기류 변화 여부를 국무부의 공식 입장 만으로 100% 장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북미 협상 결과의 윤곽은 당일치기 평양 방문 후 이날 저녁 한국을 방문하는 폼페이오 장관의 일정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이 예정대로 김 위원장을 면담하고, 북미 2차 정상회담의 일정을 대략적이나마 잡고 한국을 찾는다면 북미 협상의 결과는 ‘큰 진전’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면담하는 폼페이오 장관의 입에서 협상의 진전 여부를 알 수 없는 수사만 나온다면 북미 협상은 다시 교착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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