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김정은과 가급적 빨리 북-미 정상회담 개최키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7일 21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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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7일 네 번째 방북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3시간 반 동안 면담 및 오찬을 갖고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 또 북한은 동창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시험장 및 미사일 발사대, 영변 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사찰 수용 의사를 전하며 종전선언 등 미국의 상응조치를 요구했고 폼페이오 장관도 이를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최고위 인사가 비핵화 조치에 따른 미국의 상응조치를 논의했다고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뒤 북한 노동당 청사에서 김정은을 2시간 동안 면담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김정은과 1시간 반 동안 업무 오찬을 가졌다. 김정은은 폼페이오 2차 방북 때는 90분 회담 외 오찬은 갖지 않았으며, 3차 방북 때는 만나지 않았다.

김정은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양국의 좋은 미래(good future)를 약속하기에 좋은 날”이라며 “이 기회를 갖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좋은 회담을 가진 뒤 함께 식사를 즐기자”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과의 회동을 마치고 이날 오후 5시13분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방한한 뒤 문재인 대통령을 40분간 면담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오늘 북한 방문에서 상당히 좋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 아직 우리가 할 일이 상당히 많지만 또 한 걸음 내디뎠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자평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문 대통령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김정은과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를 결정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키로 했다고 밝혔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이 취할 비핵화 조치에 미국 정부의 참관 문제와 함께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해 논의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김정은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약속한 동창리 ICBM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 폐기에 대한 사찰의 일정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한 사찰 수용 의사를 전하면서 미국에 종전선언 채택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폼페이오 장관 방북에 동행한 미 정부 관계자는 “지난번 방북보다는 좋았다(better than the last time)”면서도 “(비핵화 협상은) 장기전이 될 것(it‘s going to be a long haul)”이라고 말했다. 비핵화 협상에 진전이 있었지만 비핵화 조치와 종전선언의 ’빅 딜‘을 위해선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폼페이오 장관은 8일 오전 중국으로 출국해 비핵화 프로세스에 대한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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