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세종역 ‘침묵’·충북선철도 고속화 “심층 검토”

  • 뉴스1
  • 입력 2018년 10월 8일 16시 38분


8일 충북도청서 민주당 예산정책협의회 열려
이시종 지사, 세종역 반대입장 전달에 답변 無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8일 충북을 찾아 지역 최대현안 중 하나인 ‘충북선철도 고속화’에 대해 당 차원의 지원 의사를 밝혔다.

다만 지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KTX세종역 신설 반대’에는 끝내 침묵을 지켰다.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민주당-충북도 예산정책협의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이 대표와 박광온·김혜영·남인순·이수진 최고위원, 김태년 정책위원회의장, 김두관 참좋은지방정부위원장, 조정식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등이 참석했다.

충북에서는 이시종 지사를 비롯해 민주당 소속의 시장·군수, 도의원 등이 함께 했다.

이시종 지사는 이날 인사말에서 충북선철도 고속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세종~세종관문공항(청주국제공항) 진입도로 건설, 주요 사업의 정부예산 증액 등 지역 현안에 대한 당 차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인사말에서는 빠졌지만 미리 배포한 협의회 자료를 통해 Δ청주공항 거점항공사 설립 Δ중부고속도로 전 구간 조기 확장 Δ제천~영월 고속도로 건설 Δ오송·충주 바이오 국가산업단지 조성 Δ스마트팜 혁신밸리 선정 Δ미래해양과학관 건립 Δ전통무예진흥원법 개정 및 전통무예진흥원 건립 등도 당에 건의했다.

눈길을 끈 것은 자료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세종역 설치 반대’ 발언이었다.

이 지사는 “충북도민은 세종역 신설 동향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이 사업은 충청권 내부의 심각한 갈등 유발과 (KTX)저속철 우려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청권의 상생발전 차원에서 세종역 신설 주장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당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부탁 드린다”고 덧붙였다.

세종역 신설 문제는 최근 충청권의 ‘뜨거운 감자’나 마찬가지다.

충북과 충남 공주시 등은 세종역이 신설될 경우 기존 오송역·공주역과 역간 거리가 약 22㎞ 밖에 되지 않아 수십조원을 들인 고속철도가 ‘저속철’이 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사전타당성 용역에서 사업의 경제성을 가늠하는 비용대비편익(B/C)이 0.59에 그쳐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나왔고, 문재인 대통령도 “충청권 합의에 따르겠다”고 약속한 사안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세종을 지역구로 둔 이해찬 대표나 재선에 성공한 이춘희 세종시장은 지속적으로 세종역 신설을 추진해 왔다.

이날 이 지사의 발언이 관심을 끈 것은 세종역 공약의 당사자인 이해찬 대표와 마주앉은 자리에서 민감한 사안을 공개적으로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 지사 뿐만 아니라 민간단체인 ‘제2경부고속도로 남이분기 유치위원회’ 관계자들도 이날 협의회장 앞에서 ‘세종역 반대’ 등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항의의 뜻을 내비쳤다.

일부 관계자들은 이 대표가 회의장에 입장할 때 “이해찬은 각성하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처럼 충북 민·관의 거센 반발을 눈으로 확인한 이 대표는 세종역 신설에 대한 입장을 끝내 밝히지 않았다.

대신 충북선철도 고속화 등 건의사안에 대해 심층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만 내놨다.

이 대표는 “충북선 철도 고속화로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구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되지만, 현재의 예타 방식으로는 쉽지 않다”며 “전국에 그런 사례들이 있어서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어떻게 해나갈지 당에서 심층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방분권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고, 지자체에서도 보다 특색있는 사업을 발굴해 집중적으로 추진했으면 한다는 주문을 덧붙였다.

협의회에 참석한 다른 지도부도 충북선철도 고속화 등 충북 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검토와 지원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 지사는 “충북선철도 고속화 사업이 정말 희망이 있을까 생각했는데 이해찬 대표께서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기분이 좋다”고 화답했다.


(청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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