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에 ‘벵갈 고양이’ 데려온 김진태 한국당 의원, 왜?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10월 10일 13시 18분


10일 정부세종청사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 벵갈 고양이가 등장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지난 대전동물원 퓨마 사살 사건과 관련해 질의를 위해 고양이과 벵갈고양이를 가져왔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10일 정부세종청사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 벵갈 고양이가 등장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지난 대전동물원 퓨마 사살 사건과 관련해 질의를 위해 고양이과 벵갈고양이를 가져왔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1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총리비서실 국정감사에 ‘벵갈 고양이’가 깜짝 등장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벵골 고양이를 데리고 나왔다. 지난달 대전 동물원에서 탈출한 퓨마가 사살된 사건을 두고 당국의 과잉 대응을 지적하기 위해 비슷하게 생긴 동물을 데리고 나온 것.

김 의원은 “9월18일 남북정상회담 때 사살된 퓨마와 비슷한 것을 가져오고 싶었는데 그 퓨마를 너무 고생시킬 것 같아 안 가져왔다”며 “동물을 아무 데나 끌고 다니면 안 되지 않나. 한번 보시라고 저 작은 동물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정상회담 저녁에 대전 모 동물원에서 퓨마 한마리가 탈출했고 전광석화처럼 사살했다”며 “회담을 하는데 눈치도 없는 퓨마가 출몰해서 인터넷 실검 1위를 계속 장식했고 NSC(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가 소집됐다. 청와대 관계자와 화상회의가 연결됐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퓨마가 불과 3시간여 만에 사살되고 NSC 소집은 1시간 35분 만에 열렸다. 지난해 5월 북한에서 미사일 발사했을 때는 2시간33분 만에 열렸다”며 “북한에서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보다 훨씬 더 민첩하게 청와대가 움직였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퓨마는 크고 맹수 아니냐, 빨리 처리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지만 퓨마는 사람을 공격하는 일이 거의 없다”며 “고양잇과 동물 중 가장 온순한 걸로 알려졌다. 사육사나 관람객을 살상하거나 하는 게 전혀 아니다. 열린 우리 밖으로 나간 것일 뿐이다. 마취총을 쏴도 안 죽으니까 사살을 했다. 불쌍하지 않으냐”고 강조했다.

이에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NSC 소집은 다시 확인하겠지만 절대 사실이 아니다. 제가 회의 멤버”라며 김 의원의 NSC 소집 의혹 제기를 부인했다.

홍 국무조정실장은 또 “처음 마취총을 쐈고 마취가 되지 않아 9시45분에 사살했다”며 “사살이 되지 않고 울타리를 넘어 국민을 위협했을 때 정부를 얼마나 비난했을까 우려됐다. 현장에서 사살은 정부와 협의해서 이뤄진 걸로 안다”고 답변했다.

앞서 지난달 대전오월드 동물원에서 여덟 살 난 암컷 퓨마 ‘뽀롱이’가 우리를 탈출해 사살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다친 사람 없이 퓨마가 사살됐으나, 당국의 대응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비판과 동물원 폐지론 등이 확산하며 논란이 된 바 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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