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연 대전시의원, 기자회견서 선거 과정 후일담 털어놔
“왕권 세습해 주듯 후임자 물색 낙점” 하향식 공천 지적
대전시의회 김소연 의원(서구6·더불어민주당)의 불법 선거자금 폭로가 지역 정가에 거센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자신의 SNS를 통해서만 입을 열었던 김 의원이 선관위의 검찰고발 직후 10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선거판의 불법 관행을 언급하며 지역 정치권에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저는 이 사건과 관련해 참고인으로서 선관위 조사와 중앙당의 조사도 성실히 받았다”며 “앞으로 예상되는 검찰 조사와 재판 절차에 충실히 협조해 사법 당국의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경험한 선거 과정을 회고하며 선거판의 불법 관행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제가 경험한 선거 환경은 마치 어느 개인이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가 왕권을 세습해 주는 것처럼 후임자를 물색하고 낙점한 후 권력을 물려주는 일에 형식상 선거라는 절차를 밟는 것 같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불법 선거자금을 요구하는 등 범죄를 저지르는 것도 큰 문제지만 그보다 더 저를 힘들게 한 부분은 선거사무실에서 만난 사람들의 의식”이라며 “그들은 후보자들을 쇼에 내보낼 도구로 취급하며 전직자가 선거 운동할 돈을 준비하라는 등 그들 입맛에 맞춰 그들이 하라는 대로 할 것을 강요했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절실함이 부족하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끝내 불법 자금을 거절하자 사무실을 빼라고 협박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지방자치제도에서 지방의원은 아래서부터 추천받아야 하는데 저도 전략공천을 받았다”며 “선거사무소에서 들었던 내용인데 지역의 덕망 있는 사람보다 전직자가 자신에게 도움되는 사람을 낙점하고 임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현행 하향식 공천제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변호사 출신인 김 의원은 박범계 국회의원(대전 서구을)이 발탁해 전략 공천으로 시의원에 당선됐다.
김 의원은 또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돈을 끊임없이 요구한 박범계 국회의원의 전 비서관인 A 씨와 A 씨를 자신에게 소개해 준 전직 시의원 B씨를 언급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내가 겪은 일은 곳곳에 숨어 있는 특수한 사람들, 호가호위를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들, 선거판에 떠도는 눈먼 돈들을 땀 흘리지 않고 얻고자 하는 특수한 사람들이 있다”며 “이런 사람들이 존재하는 자체는 구조적인 문제”라고 A와 B씨를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A 씨의 지속적인 금품 요구가 B 씨와 관련돼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근거는 없지만 B씨가 시킨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며 “A와 B 씨의 공모 관계에 대한 흐름은 검찰에서 밝힐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불법 선거 관행이 팽배한 선거문화를 바로잡고 건설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각종 토론회에 참석하거나 유관기관과 협력해 사례를 수집하며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정치 초년생이 터트린 폭로가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지, 아니면 선거판의 불법 관행을 뿌리뽑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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