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유럽 순방]
국내 자동차산업 뒷받침 노력… 유럽서도 ‘기업 기살리기’ 이어가
문재인, 엘리제궁서 마크롱과 정상회담
“北비핵화 실질조치 이뤄지면 유엔제재 완화위해 佛이 나서달라”
문재인 대통령의 ‘기업 기(氣) 살리기’ 행보가 유럽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5일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결국 기업”이라며 기업의 투자 및 일자리 창출에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의 연장선상이다.
당초 청와대는 14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현대자동차의 수소자동차 ‘넥쏘’ 시승 행사 개최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했다. 복잡한 휴일 파리의 교통 상황 때문에 경호·의전의 문제가 있는 데다 문 대통령이 2월에도 국내에서 ‘넥쏘’를 탄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15일 “문 대통령이 직접 행사 진행을 결정했다”며 “날로 커지고 있는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 뛰어든 국내 기업을 격려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최근 국내 자동차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도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중소 협력업체가 많은 자동차 산업의 특성상 중소기업 일자리 창출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프랑스 국빈방문 기간 중 양국 4차 산업혁명 협력 및 스타트업, 청년창업 확대에도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 등이 이번 프랑스 방문에 동행한 것도 프랑스의 대표적인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스테이션 F’ 등과의 협력 확대를 도모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양국은 이번 문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계기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우주개발 등 신산업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프랑스 대통령궁인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유럽연합(EU)이 한국산 철강 제품에 대해 발표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잠정 조치가 철회될 수 있도록 프랑스가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EU로 수출되는 한국산 철강제품은 대부분 자동차 가전 등 EU 내 한국 기업이 투자한 공장에 공급되어 현지 생산 증대와 고용에 기여하고 있다”며 “세이프가드 최종 조치 채택이 불가피하더라도 조치 대상에서 한국산 철강을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적어도 북한의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왔다는 판단이 선다면 유엔 제재의 완화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더욱 촉진해야 하며, 마크롱 대통령께서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이 같은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북한이 아직 진전된 비핵화 조치를 내놓지 않는 상황에서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전제로 제재 완화를 제시해 북한의 빠른 행동을 촉구하겠다는 의도다. 이와 관련해 두 정상은 공동선언에서 “한반도의 비핵화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CVID)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문 대통령이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의 진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을 강력하게 환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파리 개선문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개선문 내에 있는 한국전 참전 동판에 헌화하고, 기다리고 있던 한국전 참전 용사들과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개선문에서 샹젤리제 거리를 지나 엘리제궁까지 약 1km 거리를 카퍼레이드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간)에는 파리시청 리셉션, 한-프랑스 비즈니스 리더 서밋 등의 행사를 가진 뒤 다음 행선지인 이탈리아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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