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머리 맞댄 남-북-유엔사… JSA 비무장화 논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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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3자 협의체 회의
20일까지 지뢰 제거 완료 예상
이르면 연내 JSA 남북지역 관광객들 자유롭게 오갈수도
“北, 그동안 유엔사 역할 부정… 회의 참석 자체가 의미있는 변화”

남북 군사 합의에 명시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비무장화를 이행하기 위한 남북 군사당국과 유엔군사령부 3자 협의체 회의가 16일 
판문점에서 열렸다. 3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회의는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최초로 열린 3자 회의다. 국방부 제공
남북 군사 합의에 명시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비무장화를 이행하기 위한 남북 군사당국과 유엔군사령부 3자 협의체 회의가 16일 판문점에서 열렸다. 3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회의는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최초로 열린 3자 회의다. 국방부 제공
이르면 연내 민간인 관광객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남북 지역을 자유롭게 오갈 것으로 보인다. 남북 및 유엔군사령부는 16일 3자 협의체 회의를 열고 이같이 JSA를 비무장화하고 자유 왕래를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3자 주체 회의가 열린 것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처음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회의는 우리 측에선 조용근 북한정책과장(육군 대령) 등 3명, 북측에선 엄창남 육군 대좌 등 3명, 유엔사에선 군사정전위원회 비서장 버크 해밀턴 미 육군 대령 등 3명이 참석한 가운데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3시간가량 열렸다.

이날 3자 회의는 개최 자체에 의미가 크다. 북한은 비무장지대(DMZ)를 관할하며 남북의 정전협정 준수 여부를 감독하는 유엔사의 역할을 무시해왔다.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가 2015년 목함지뢰 도발 등 DMZ에서 일어난 정전협정 위반 사건 조사를 위한 회담을 제안할 때마다 북한이 거부한 이유도 유엔사를 미군과 동일시한 북한의 불신 탓이었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3자 회의에 참석했다는 건 정전협정과 유엔사를 존중하기 시작했다는 뜻으로 상당히 의미 있는 변화”라고 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달 JSA 비무장화를 논의하기 위해 3자 협의체를 구성한다는 내용이 담긴 남북 군사합의서가 채택된 것에 대한 이행 차원에서 열렸다. 특히 JSA 내 지뢰 제거 상황을 집중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합의서에 명시된 20일까지 지뢰 제거를 완료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점도 확인했다.

JSA 내 초소와 화기(소총, 기관총 등)를 합의서에 명시된 시한 내에 철수하는 게 가능한지도 점검했다. 합의서에 따르면 지뢰 제거 완료 후 5일 내 양측 초소와 화기를 전부 철수해야 한다. JSA 내엔 현재 남측 4곳, 북측 5곳의 초소가 운용 중이다. 남북은 기존 초소를 철수하는 대신에 북측 ‘72시간의 다리’ 인근과 JSA 남측 진입로 인근에 새로운 초소를 만들어 경비에 나설 계획이다.

비무장화 세부 조치가 마무리되면 남북 및 유엔사 군인뿐만 아니라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도 JSA 내 양측 구역을 오갈 것으로 보인다. 4·27 판문점 회담 당시 남북 정상이 손을 잡고 건넜던 군사분계선(MDL)인 콘크리트 경계석도 남북은 존치키로 해 향후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976년 북한군이 미루나무 제거 작업에 나선 미군 장교 2명을 살해한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으로 JSA 내 MDL이 그어진 후 남북의 왕래는 끊겼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남-북-유엔사#jsa 비무장화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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