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김정은 초청 의사 전달
교황 “무조건 응답” 사실상 수락, “한국 정부의 평화 노력 강력 지지”
프란치스코 교황(82)은 18일(현지 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초청에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다. 나는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역사적인 교황의 첫 북한 방문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방북을 조율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된다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바티칸 교황궁 2층 교황 서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38분간 단독 면담을 갖고 교황을 북한으로 초청하고 싶다는 김 위원장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 위원장에게 ‘교황께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관심이 많다’며 교황을 만나 뵐 것을 제안했고 김 위원장은 바로 그 자리에서 ‘교황님이 평양을 방문하시면 열렬히 환영하겠다’는 적극적인 환대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그동안 교황께서 평창 겨울올림픽과 (남북) 정상회담 때마다 남북 평화를 위해 축원해 주신 데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히려 내가 깊이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김 위원장이 초청장을 보내도 좋겠느냐”는 문 대통령의 질문에 “문 대통령께서 전한 말씀으로 충분하나 공식 초청장을 보내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초청에 대해 수락 가능성을 밝힌 것이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반도에서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 중인 한국 정부의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국제사회, 특히 미국과 유럽 등 서구 사회에 큰 영향력을 가진 교황이 북한의 정상국가화를 위한 가교 역할에 나설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김 위원장의 공식 초청에 응하면 북한을 방문하는 첫 교황이 된다. 앞서 북한은 1991년과 2000년 교황 초청 의사를 밝혔지만 결국 방북이 성사되지 못했다.
이날 문 대통령의 프란치스코 교황 예방은 배석자 없이 교황청이 지정한 통역만 참석해 이뤄졌다. 이날 만남은 교황과 긴급하거나 중대한 용무가 있을 때 이뤄지는 ‘사적 알현(private audiences)’ 형식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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