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교황 ‘파격 메시지’ available 예상못해” 뒷얘기 전해

  • 뉴스1
  • 입력 2018년 10월 19일 09시 21분


교황청 발표 “모든 ‘유용한’ 노력 공동으로 해갈 것”
파롤린 국무원장, 미사 집전 전 ‘한국어 발음’ 공부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대화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대화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뉴스1
청와대는 18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이날(18일) 알현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메시지’를 전달한 뒤, 교황이 “나는 갈 수 있다”와 같은 ‘파격 메시지’를 내놓을지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교황이 해당 언급을 이탈리아어로 했고 교황청측 신부가 이를 영어로 표현하면 ‘어베일러블’(available·사용가능하다·시간이 있다)이라고 설명했다고 청와대측은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후 이탈리아 로마에서 제12차 아셈회의(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벨기에 브뤼셀로 넘어온 가운데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과 교황간 만남의 뒷얘기를 이같이 전했다.

우선 문 대통령과 교황의 메시지가 언론에 전달된 건 청와대와 교황청간 사전양해도 있었지만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문 대통령을 이른바 ‘취재’하면서 이뤄졌다.

관계자는 “교황님과 문 대통령 알현 말씀은 알현이 끝난 뒤, 윤 수석이 문 대통령에게 직접 물었고, 그 내용을 언론에 알렸다”며 “윤 수석은 해당 내용에 대해 (문 대통령과 교황간) 통역 역할을 한 한현택 신부에게도 (언론에 알릴 내용이 맞는지) 함께 물었다”고 전했다.

윤 수석은 문 대통령이 교황에 이어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을 만나기 전, 문 대통령을 ‘취재’했다. 문 대통령이 교황의 “나는 갈 수 있다”는 언급 등을 소개하자, 우리측 관계자들은 “아” 하고 나지막한 탄성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만남의 주요 내용을 이야기하고 한현택 신부가 그에 대한 관련 배경, 정황 등을 설명했다며 교황의 “나는 갈 수 있다”는 언급은 이탈리아어였고 한 신부는 이를 설명하면서 영어로 표현할시 ‘어베일러블’이라 했다고 전했다.

교황청은 문 대통령과 교황간 만남 후, 공식발표를 통해 “교황과 문 대통령이 한반도 긴장을 극복하기 위해 모든 ‘유용한’ 노력을 공동으로 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교황 알현을 마치고 나왔던 문 대통령 표정은 ‘밝은 표정’이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교황의 ‘파격 메시지’는 (우리측) 참모들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전날(17일)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과의 만찬 및 회동에서도 교황청 인사들은 교황이 문 대통령 알현에서 어떤 말씀을 하실지 전혀 언급이 없었다. 교황의 알현 메시지는 우리가 기대하고 바랐던대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또 문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한반도 상황을 특정한 것은 아니었지만 “안하는 것보다 작은 것이라도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언급을 했다 한다.

아울러 파롤린 국무원장이 지난 17일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집전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 당시 한국어로 ‘문재인 대통령님, 김정숙 여사님, 환영합니다’와 같은 ‘한국어 메시지’를 한 데에는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가 도움을 줬다 한다.

관계자는 “유 주교는 이탈리아어에 능통하고 교황도 잘 알고있다”며 “유 주교가 미사 전 파롤린 국무원장에게 직접 한국어 발음 방법 등을 도와줬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이번 문 대통령의 교황청 일정에 참석했던 교황청 고위인사들도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았다”며 “한국의 드라마, 영화 등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더라. 그래서 교황도 한국과 한반도 정세에 관해 잘 알고 계셨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 대통령과 교황간 만남이 교황의 ‘사실상 방북 결정’으로 끝나면서 이에 관한 다음 단계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청와대는 통일부를 통해 북측에 전통문을 발송하거나 12월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시 교황이 문 대통령과의 접견에서 요청한 정식 ‘방북 초청장’을 교황청에 보내는 게 좋겠다는 뜻이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북측도 교황의 이번 언급을 인지하고 향후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김 위원장의 비서실장 역할을 하고 있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교황청 특사’로 활약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브뤼셀=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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