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첫 출동 후 30분만에 참변…강서 PC방 신고 녹취록 공개

  • 뉴스1
  • 입력 2018년 10월 22일 22시 41분


강병원 “경찰, 국민보호 초점 맞춘 메뉴얼 다시 짜야”

PC방 아르바이트생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김성수(29)가 22일 오전 정신감정을 받기 위해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국립법무병원 치료감호소로 이송되고 있다. © News1
PC방 아르바이트생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김성수(29)가 22일 오전 정신감정을 받기 위해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국립법무병원 치료감호소로 이송되고 있다. © News1
서울 강서구의 한 PC방에서 발생한 아르바이트생 흉기 살인사건은 경찰이 첫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했다 되돌아간 지 30분도 안돼 벌어진 것으로 22일 드러났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입수한 사고 당시 신고 녹취록에 따르면, 경찰에 처음 신고가 접수된 것은 14일 오전 7시38분이다.

첫 신고자는 피의자 김성수(29)의 동생이었다. 그는 아르바이트생 신모(21)씨가 자신들에게 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동생은 신고전화에서 “아니, 일을 크게 키워”라며 말문을 연 뒤 “누가 지금 손님한테 욕하고 있어요. 게임하고 있었는데 이거 닦아달라고 손님이 얘기를 했더니 인상을 팍 쓰면서 말싸움이 붙었는데 욕설하고 이러니까 한번 와서 중재해주시고”라며 경찰 출동을 요청했다.

경찰은 7시43분께 현장에 도착했다. 아르바이트생 신씨도 7시42분께 신고전화를 하다 “손님이 계속 와서 욕설하고 하거든요. 좀 와서 어떻게 해주셨으면 좋겠는데…잠시만요. 경찰 오셨네요”라고 전화를 끊었다.

경찰은 현장에 도착한 후 실랑이를 말리고 철수했다. 그러나 30분도 채 지나지 않은 8시13분 경찰은 시민 두 명으로부터 신고전화를 받았다.

첫번째 시민은 경찰에게 “지금 PC방인데 지금 싸움 났어요. 빨리요, 피나고”라며 “빨리 와주세요, 네 아까 왔던 빨리와주세요”라고 출동해 줄 것을 다급하게 요청했다.

두번째 시민도 “지금 칼 들고 사람을 찌르고 있거든요. 저희는 지금 지나가다 봐서 바로 신고하는 거거든요. 지금 계속 찌르고 있으니까 빨리 와야돼요”라고 말했다.

경찰이 “누가요?”라고 되묻자 신고자는 “아 그 빨리 오시면 돼요, 그냥”이라며 상황이 긴박함을 전했다.

경찰은 시민들의 다급한 신고를 받고 8시15분 현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미 참변이 벌어진 후였다.

강 의원은 “경찰 출동에서 사망까지 30분 사이에 한 젊은이가 목숨을 잃는 참담한 사건이 발생했다”며 “‘구할 수 있었던 것 아닌가’하는 안타까움에 국민들도 공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전형적인 분노 범죄로, 경찰이 이를 막고 국민 보호에 초점을 맞춘 대응 메뉴얼을 다시 짜야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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