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후보자 장남 증여세 등 자료제출 거부, 국회 우롱하나”
與 “시작도 전에 정회는 이례적…후보자 말 들어봐야”
23일 열린 조명래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시작하자마자 파행을 맞았다. 야당은 조 후보자가 장남의 증여세, 차남의 재산내역 등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정회를 요청했고 여당은 후보자의 해명도 안 듣고 청문회를 중단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반발했다.
이날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김학용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의 ‘정회’ 발언으로 시작부터 여야의 의견 충돌이 발생했다.
김 위원장은 “이례적으로 국정감사 기간을 닷새 앞두고 조 후보자의 내정이 발표됐다. 청문 준비에 만전을 기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의원실에서 제출한 핵심 자료가 전혀 제출되지 않고 있어 물리적으로 청문회를 진행하는 것은 양심을 걸고 불가능하다”고 잘라말했다.
이어 “후보자가 자료 제출을 하지 않고 버티기로 일관해서 역대급 최고 부실 청문회가 되지 않을까 우려 된다”고 정회 이유를 밝혔다.
이에 여당 측은 반발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후보자의 자료 제출이 부실했다고 하면 오늘 추가적으로 자료 요구를 해서 받고 청문회는 진행해야 한다”며 “일단 (후보자의) 환경 업무 전반에 대한 소신 의지를 우선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인사청문회를 여러번 해봤지만 후보자가 입도 떼기 전에 정회부터 하는 건 보기 드문 사례”라며 “도저히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설 의원은 “후보자의 말을 듣기도 전에 안 들으려고 하는 자세는 청문회의 원칙과도 배치된다”며 “정회부터 하면 청문회를 안 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가 있느냐”고 꼬집었다.
하지만 야당 측은 조 후보자의 자세를 문제 삼으며 자료 제출 전까지 청문회를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인사청문회가 구조적으로 ‘오늘만 넘어가면 된다’는 잘못된 일들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며 “자료 제출을 하지 않고 오늘이 지나가면 대통령이 그냥 강행하실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조 후보자의 장남의 경우는 재산에 관해서 고지를 거부하고 있는데 고지 거부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재산 형성에 관해서 탈세나 불법이 있었는지 문제를 가리기 위한 중요한 자료”라고 강조했다.
이장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장관 후보자로서 기본 자체가 안 돼 있는 분”이라며 “조 후보자는 폴리페서(현실 정치에 적극 참여하는 교수)의 경지에 이른 분이고 자녀를 강남 8학군에 진학시키기 위해 위장 전입을 했다. 부동산 전문가이면서도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다”고 강하게 밀어부쳤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도 “여야 할것 없이 청문요청서가 오기도 전에 (청문회) 날짜를 잡았다. 이것은 야당도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며 “오늘만 넘기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자료 제출을 거부한 것은 국회를 우롱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결국 조 후보자의 청문회는 김 위원장의 정회 결정에 시작도 전에 중단됐다. 김 위원장의 일방적 결정에 여당 의원들은 언성을 높이며 반발하기도 했다.
조 후보자 청문회 전부터 자녀 위장전입, 다운계약서 작성, 아파트 투기 등 의혹을 받아왔다. 야당 측에서는 조 후보자의 장남의 증여세와 관련한 서류 제출을 요구하고 있지만 후보자는 장남의 독립생계 유지 등을 이유로 제출에 응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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