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선언 6개월째 계류…與 국회 동의안 처리 전략있나

  • 뉴스1
  • 입력 2018년 10월 24일 13시 08분


국회 계류 중인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여야 계속 ‘평행선’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9월 평양공동선언을 비준하자 야권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4·27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 처리 문제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 동의안을 처리하기 위해선 여야의 합의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여당은 그동안 적절한 타이밍을 살펴보고 있었다. 특히 보수야당을 중심으로 부정적 반응을 보였기에 민주당은 조심스레 접근 방식을 찾고 있었지만, 야권의 반발로 정쟁화 우려가 감지된다.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은 9월1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뒤 국회에 제출됐다. 하지만 여야가 공방을 거듭하며 국회에 계류 중인 상태다. 이날로 비준 동의안이 제출된 지는 43일째, 판문점 선언이 발표된지는 딱 6개월째를 맞는다.

민주당은 연내 국회 동의안 처리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야당은 정확한 비용추계 우선 제시를 요구하며 국회 동의안 처리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게다가 국회 동의안은 소관 상임위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도 여야 의원들의 공방으로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과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합의서’를 비준하자 한국당은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반발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판문점선언에 관해선 국회 비준동의를 요청했는데 평양공동선언과 부속인 남북군사합의서를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비준한 것은 국가 안보에 심대한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며 “헌법 제60조 1항에 명시된 헌법적 사안을 대통령 독단으로 결정하는 국정운영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헌법 제60조 1항에 따르면, 국회는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또는 입법사항에 관한 조약의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

전날 비준한 군사합의서에 포사격 및 기동훈련 금지, 군사분계선 주변 공중 정찰활동 중단 등 중요한 군사적 조치가 담겨 있기에 헌법에 규정된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에 해당한다는 게 한국당의 주장이다. 국회 동의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박경미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전날 정부가 비준한 평양공동선언과 남북군사합의서는 추가적인 재정소요나 입법조치가 필요하지 않은 내용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더욱이 남북군사합의서의 경우, 남북간 긴장 완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 정착 프로세스를 담고 있어, 국가안보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기 때문에 국회 동의 없는 비준이 위헌이라는 김성태 원내대표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하며 4·27 판문점선언 국회 동의안 처리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지속적으로 보수야당을 향해 국회 동의안 처리에 협조를 촉구해왔다. 민주당이 연내에 국회 비준 동의안 처리를 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기에 야권을 어떻게 설득해 나갈 지 이목이 집중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야당에 협력을 요청하고 대승적 차원에서 (국회) 비준 동의안을 체결해 줄 것을 다각도로 의사 전달할 것”이라고 한 만큼, 민주당에서도 야권을 설득할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함과 동시에 ‘압박’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민주당 일각에선 연내 처리를 위해 한국당을 중심으로 야3당이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서울교통공사 등 ‘공공기관 채용 비리·고용세습에 대한 국정조사’와 판문점선언 국회 동의안 처리를 연계해 처리하는 방안 등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여야가 국회 동의안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는 문제”라며 “(야권 설득 방안을) 고민하고 있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