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미국에 후송된 뒤 사망한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치료했다는 북한 의사가 “사망 원인에 대해 미국의 의사들이 딴소리를 하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28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평양친선병원 원장은 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미국 내에서 웜비어의 사망과 관련해 진실이 완전히 왜곡되는 데 분격(분개)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미국의 소리(VOA)등 외신이 웜비어가 북한에서 고문을 받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흔적이 발견됐다고 보도한데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미국의 소리 등은 지난 24일 보도에서 웜비어가 북한에 억류되기 전 그를 치료했던 의사들이 “시신 검안 결과 웜비어의 아랫니 2개의 위치가 크게 바뀌었다”며 “이는 외부로부터 물리적인 힘이 가해진 흔적”이라고 주장하는 소견서를 연방법원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이름이 언급되지 않은 평양친선병원 원장은 이에 대해 “내가 웜비어를 직접 치료한 병원의 원장”이라며 “우리 병원에서는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그가 미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성의껏 치료해 주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웜비어를 돌려보낼 당시 그의 생명 지표가 완전히 정상이었다는 사실은 그의 송환을 위해 우리나라에 왔던 미국 의사들도 인정했다”라며 “그의 건강 상태와 관련한 우리 병원 의사들의 진단 결과에 견해를 같이 한다는 확인서를 우리 병원에 제출했고 그 확인서는 지금도 그대로 보존돼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 웜비어의 송환 직후 나온 미국 ‘USA 투데이’와 ‘NBC 방송’의 보도를 언급하며 “이들 보도에 나온 미국 의사들도 웜비어에 대한 의학적 검사를 통해 육체적 학대를 받은 흔적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원장은 “의사들의 의학적 평가는 객관적이고 정확해야 하며 그 어떤 이기적 목적이나 정치적 이해관계의 영향을 받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웜비어의 사망 원인을 놓고 미국의 일부 의사들이 지금 시점에 와서 딴소리를 하고 있는 목적이 무엇이냐”라고 비난했다.
그는 그러면서 “진실을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석방될 때까지 생명 지표가 정상이었던 웜비어가 왜 미국 땅에 도착하자마자 갑자기 사망했는가에 대한 조사를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웜비어는 지난 2016년 1월 관광차 방북했다 귀국 직전 ‘반공화국 적대 행위’를 이유로 억류됐다.
북한은 지난해 6월 혼수상태에 빠진 웜비어를 미국에 송환했으나 그가 혼수상태에 빠진 원인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미국 송환 후 일주일 만에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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