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내달 1일부터 육해공 ‘완충구역’ 가동…훈련 전면 중지

남북이 오는 1일부터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의 군사적 완충구역을 가동하고,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군사연습을 전면 중지한다.

남북은 앞서 지난 9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서명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9·19군사합의서)에 따라 11월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상대방을 겨냥한 각종 군사연습을 중지하기로 했다.

먼저 지상에서는 군사분계선으로부터 5㎞ 안에서 포병 사격훈련과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이 전면 중지된다.

이와 함께 남북은 다음 달 말까지 비무장지내(DMZ)내 최전방 감시초소(GP) 11개를 시범 철수하고 완전 파괴할 예정이다.

남북은 당초 연말까지 상호 GP를 시범철수할 계획이었으나 지난 26일 열린 제10차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이를 1개월 정도 앞당기기로 했다.

남북은 철수 후 12월 중으로 상호 검증을 통해 연내 모든 조치를 완료할 방침이다.

해상에서는 서해 남측 덕적도부터 북측 초도까지 최대 135㎞, 동해 남측 속초부터 북측 통천까지 80㎞ 범위의 수역에서 포사격과 해상 기동훈련이 완전 중단된다.

아울러 해당 수역에서 해안포와 함포의 포구·포신에 덮개가 설치되고 포문폐쇄 조치를 취해야 한다.

앞서 남북은 2004년 제2차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서명한 6·4합의를 복원, 서해 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해 지난 7월1일부터 해상 핫라인인 국제상선공통망을 복원해 운용하고 있다.

남북은 향후 군사공동위원회를 설치하고 서해 해상 평화수역과 시범적 공동어로구역 설정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공중에서는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된다. 전투기와 같이 동체에 날개가 고정된 ‘고정익 항공기’는 강원 철원군 서면 와수리~북한 강원도 평강군을 직선으로 연결해 기준선으로 삼고, 동부전선 방면으로 40㎞ 이내, 서부전선 방면으로 20㎞에서 비행을 할 수 없다.

서부전선의 경우, 서울이 군사분계선과 직선거리로 40㎞ 정도 밖에 떨어지지 않아 비행금지구역을 20㎞로 줄여서 설정됐다.

또 헬기와 같은 회전익 항공기의 경우 10㎞, 남북한이 모두 운용하는 무인기의 경우 동·서부 각각 15㎞, 10㎞ 구간에서 비행을 할 수 없게 된다. 북한은 ‘기구’를 군사정찰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기구의 경우에도 25㎞ 비행금지구역을 적용받는다.

이와 함께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의 작전수행절차도 현재 우리 군이 적용하는 절차를 준용해 적용된다. 남북은 우발적 충돌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공통된 절차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상과 해상에서는 경고방송→2차 경고방송→경고사격→2차 경고사격→군사적 조치(5단계), 공중에서는 경고교신 및 신호→차단비행→경고사격→군사적 조치(4단계) 절차에 따라 군사적 행동이 진행된다.

한편 오는 1일부터 이같은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가 진행되지만 여전히 난관은 남아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3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9·19군사합의서를 비준하고, 군 당국이 지난 26일 열린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이를 북측에 통지했다. 정부는 북측도 군사합의서가 발효됐다는 의사를 밝혀 합의서의 효력이 발생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국회 비준을 받지 않은 것은 군사합의서는 위헌이라며, 9·19군사합의서의 효력 정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헌법재판소에 낸 상태다. 군사합의서 비준과 관련한 논란은 한동안 지속될 예정이다.

이번 군사합의 내용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비행금지구역 설정으로 무인기 등 정찰자산의 정찰능력이 제한이 된다는 지적과 함께,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북한군이 경비계선을 앞세워 부당통신을 하는 행위 등이 여전히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난 29일 국정감사에서 “남북 간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우발적 무력 충돌 방지 방안을) 동등하게 했다”며 “지상, 해상, 공중에서 완충구역을 설정하면서 일부 영향요소 있지만 조정·보완해서 군사대비태세에 문제가 없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