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종혁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겸 조국통일연구원장(82)이 남북 국회회담을 추진하고 있는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면전에서 “지금 만난다고 해서 무슨 결과를 만들 수 있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장과 리종혁은 지난달 15일 스위스에서 열린 제139차 국제의회연맹(IPU) 총회에서 만났으며, 남북 의회 관계자들은 별도로 제네바 시내 켐핀스키 호텔에서 40분간 비공개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복수의 인사에 따르면 문 의장은 “양국 정상은 6개월간 3번이나 만나 남북 간 일을 잘 진행하고 있는데, 남북 의회도 조속히 만나 여러 문제를 해결하자”면서 남북 국회회담 개최를 촉구했다.
하지만 리종혁은 문 의장의 발언에 대해 “뭘 그렇게 (남북 국회회담을) 서두르십네까”라고 받아쳤다고 한다. 그러면서 “지금 시점에 남북 의회가 만난다고 해서 무슨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느냐”고도 했다. 일부 참석자는 “리종혁이 문 의장보다 나이가 많긴 하지만 국회 회담을 촉구하는 문 의장에게 면박을 주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번 IPU 총회엔 더불어민주당 진영 설훈 조응천 이수혁 의원, 자유한국당 정종섭 의원, 민주평화당 김경진 의원이 참석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미뤄지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가능성도 낮아지면서 자연스레 남북 국회회담의 연내 개최도 어려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의장 측은 “대화는 서로 웃으며 화기애애하게 진행이 됐으며 전혀 면박을 주는 분위기는 아니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히려 문 의장은 '일을 급하게 할 필요도 없고 논의를 통해 평양이 아닌 서울에서 개최하는 방안이 있다'는 얘기도 했고, 북측은 이를 진지하게 경청하는 등의 대화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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