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건설’ 독려는 ‘애민’으로…김정은 현지지도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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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2일 12시 34분


간부에는 “완공 일정 당겨라”, “호텔 더 지어라” 다그치고
인민에는 이름 일일이 호명하며 ‘감사’ 보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양강도 삼지연군 건설현장을 올해 들어 세 번째 시찰했다고 노동신문이 30일 보도했다.(노동신문) 2018.10.30/뉴스1 © News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양강도 삼지연군 건설현장을 올해 들어 세 번째 시찰했다고 노동신문이 30일 보도했다.(노동신문) 2018.10.30/뉴스1 © News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양덕 온천 현지지도 보도에서 김 위원장이 쪼그려앉아 온천물을 떠마시는 모습을 공개했다.(노동신문) 2018.11.02.© News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양덕 온천 현지지도 보도에서 김 위원장이 쪼그려앉아 온천물을 떠마시는 모습을 공개했다.(노동신문) 2018.11.02.© News1
연말 ‘경제 건설’ 행보에 나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밀고 당기기 식’ 통치 스타일을 다시 선보이고 있다.

2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면에 배치한 보도에서 김 위원장이 삼지연군 건설에 참여한 일꾼과 근로자들에게 ‘감사’를 보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최고지도자 명의의 ‘감사’를 받는 것은 영예로운 일로 분류된다. 신문은 특히 이날 보도에서 ‘감사’를 받은 일꾼과 근로자들의 이름과 ‘포상 사유’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신문은 “위대한 장군님(김정일)의 고향을 훌륭히 꾸리는 것을 공민의 혁명적 의무로 새겨 안은 묘향지도국 산하단위 부원 김경란”이라고 이름을 호명하며 “그는 온 가족의 뜨거운 지성이 담긴 많은 물자들을 216사단에 보내 돌격대원들을 위훈 창조에로 고무했다”라고 말했다.

국제청소년여행사 안내 통역원이라고 신분을 밝힌 김정향에 대해서는 “어버이 장군님의 크나큰 은정을 받아 안았던 그날의 영광을 언제나 싶장 깊이 간직하고 삼지연군을 세상에 둘도 없는 인민의 이상향으로 전변 시키는데 깨끗한 양심을 바쳐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신문은 이밖에도 국가과학원 생물다양성연구소 실장 류금혁, 금속공업성 산하단위 노동자인 리금혁, 체신성 산하단위 노동자인 박분희, 선흥식료공장 노동자 최향미 등이 제각기 공로를 인정받아 김 위원장의 ‘감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 같은 신문의 보도는 김 위원장이 집권 후부터 지속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애민 정치’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현지지도에서 나타난 김 위원장의 ‘애민 정치’는 간부들에게는 강하게 성과를 독려하고 때론 다그치는 모습과 대비되며 더욱 부각되는 측면이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0일 보도된 삼지연군 건설현장 현지지도에서는 “삼지연군 안의 모든 건설을 2021년까지 4단계로 나누어 진행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는데 당의 의도와는 다르다”라며 “당에서는 건설을 3단계로 나누어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기간 안에 끝낼 것을 구상하고 바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노동당 창건 75돌을 맞는 2020년 10월까지 삼지연군 총 건설 계획을 앞당겨 끝내는 것으로 다시 계획을 짜고 ‘무조건’ 완수할 데 대한 전투적 과업을 제시하기도 했다.

지난 1일 보도된 원산 갈마해안 관광지구 건설장에서는 “다시금 강조하지만 모든 것이 어렵고 긴장한 오늘과 같은 시기에 원산 갈마해안 관광지구 건설과 같은 방대한 창조 대전에서 연속적인 성과를 확대해나가는 것은 적대세력들에게 들씌우는 명중 포화이며 당의 권위를 옹위하기 위한 결사전”이라고 역설함과 동시에 성과를 다그쳤다.

그러면서 30층 이상의 여관, 호텔과 전자오락관, 종합경기장, 영화관들을 추가 배치할 것과 해안선과 비행장 사이 공지에 큰 규모의 물놀이 공원과 유희장을 배치할 것도 지시했다. 공사가 어려운 겨울철이 다가오는 것을 전혀 감안하지 않은 듯한 밀어붙이기식 경제 건설을 강조한 것이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상반된 태도는 북한 매체들이 ‘삼복철 강행군’으로 명명한 지난 7~8월의 집중 경제 건설 현지지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지난 7월 신의주 일대 현지지도에서 김 위원장은 “지배인, 당위원장, 기사장이 서로 밀기내기를 하면서 누구 하나 정확히 답변하지 못하고 있다”며 “숱한 단위들에 나가보았지만 이런 일꾼들은 처음 본다”라고 엄하게 질책했다.

어랑천발전소 건설 현장에서는 질책의 강도가 더 강했다.

김 위원장은 관료들을 향해 “도대체 발전소 건설을 하자는 사람들인지 말자는 사람들인지 모르겠다”며 “건설 현장에 노력과 자재가 보장되지 않아 건설이 중단되다시피 됐는데 왜 이 지경이 되도록 내각이 대책하지 않는지 알 수가 없다”라고 질책했다.

반면 7월 4일, 18일, 19일 자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당과 수령에 대한 충정심을 지니고 좋은 일을 한 일꾼들과 근로자들에게 ‘감사’를 보냈다”는 보도를 연속으로 냈다. 신문은 당시에도 노동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며 제각기 맡은 분야의 일을 자발적으로 해냈다고 설명했다.

8월 삼천 메기 공장 현지지도에서는 과거 김일성 주석이 현지지도에서 썼던 밀짚모자를 쓰고 겉옷을 벗는 등 소탈한 행보를 보였다.

지난 1일 보도된 양덕 온천 현지지도에서도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쪼그려 앉아 직접 컵으로 온천물을 떠마시는 모습을 공개했다.

또 “지금 우리가 인민들의 문화정서 생활을 위한 적지 않은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조건이 좋고, 여유가 있고, 풍족해서가 아니라 세상에서 제일 좋은 우리 인민을 하루빨리 사회주의 문명의 최고봉에 올려 세우려는 당의 확고한 결심과 강렬한 의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재차 ‘애민 정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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