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배 나온 사람’ 리선권, 김정은에게 혼날 것…수령 모독 해석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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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5일 07시 55분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사진=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사진=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5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10·4선언 11주년 기념식’ 참석차 방북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을 향해 “배 나온 사람한테 예산을 맡기면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 “이 말로 인해 리선권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혼날 것 같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같이 말하며 “본인은 의식하고 한 말은 아닐지라도 듣기에 따라 수령 모독 발언으로 해석될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디 김정은 위원장이 이 말을 오해하지 않고 통크게 넘어가길 바란다”며 “이 발언 보도 때문에 리선권은 앞으로 말조심 하나는 확실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4일 민주당과 통일부에 따르면 리선권은 지난달 5일 10·4선언 기념 공동행사 후 평양 고려호텔 만찬에 참석해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인사들과 식사를 하던 중 우리 측 인사가 리선권에게 김태년 의장을 소개하자 “(굶주린) 인민을 생각하면 저렇게 배가 나오는 부유한 사람이 예산을 맡으면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 의장과 민주당 인사들은 이 말을 술자리 농담 정도로 여기고 웃어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만찬에 참가한 한 민주당 인사는 “(리선권이) 곧이어 자신도 배가 나왔다는 식으로 말해서 당시엔 아무 문제 없이 웃고 지나갔다”고 상황을 전했다.

하지만 리선권이 지난 9월 평양 정상회담 후 오찬장에서 대기업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라고 해 논란을 일으킨 데 이어 이번엔 여당 핵심 인사에게까지 막말을 던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각에선 리선권 특유의 거친 언사가 남북 경협에 악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리선권은 ‘냉면 목구멍’ 발언 말고도 지난달 5일 고위급회담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약 3분 지각을 하자 “자동차라는 게 자기 운전수를 닮는 것처럼, 시계도 관념이 없으면 주인을 닮아서 저렇게…”라고 면박을 주기도 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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