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선권 ‘배 나온 사람’ 발언에 ’김성태 “간이 배 밖으로 나와” 버럭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사진=동아일보DB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10·4선언 11주년 기념식' 참석차 방북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을 향해 "배 나온 사람한테 예산을 맡기면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참말로 간이 배 밖으로 나왔다"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리 위원장의 발언을 언급하며 "진짜 배 나온 사람은 자신도 누군지 알텐데"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그런 말 들은 적 없다고 잡아뗄지 모르겠지만 언제부터 집권여당이 북한의 기고만장한 태도에 쩔쩔매게 됐는지 씁쓸하고 처량맞다"라고 덧붙였다.

김 원내대표는 "밥 먹는 자리에서 냉면 넘어가냐고 면박 주고 공식적인 자리에서 빈정거려서 그저 웃어넘겨야 하는게 집권여당의 처지인지 이만저만 한심한 게 아니다"라며 "아무리 남북관계 개선도 좋고 화해도 좋다지만, 그렇다고 공사 구분도 없이 만만하고 우습게 보이는 게 관계 개선은 아니다. 북한 당국자 눈치보고 심기 맞추느라 뭐든지 웃어넘기는게 능사 아니라는 거 분명히 알아야 한다"라고 했다.

4일 민주당과 통일부에 다르면 리 위원장은 지난달 5일 '10·4선언 11주년 기념식' 행사 후 평양 고려호텔 만찬에서 우리 측 인사가 리 위원장에게 김태년 의장을 소개하자 "(굶주린) 인민을 생각하면 저렇게 배가 나오는 부유한 사람이 예산을 맡으면 안 된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 의장과 민주당 인사들은 이 말을 술자리 농담 정도로 여기고 웃어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만찬에 참가한 한 민주당 인사는 "(리선권 위원장이) 곧이어 자신도 배가 나왔다는 식으로 말해서 당시엔 아무 문제 없이 웃고 지나갔다"고 상황을 전했다.

앞서 리 위원장은 지난 9월 평양 정상회담 후 오찬장에서 대기업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