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은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차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회의에서 제2차 회의를 2월에 하기로 정하고 웃으며 마무리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회의가 끝난 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와 같은 분위기를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오늘 이 자리, 고맙다. 첫 출발이 아주 좋았다”며 “적어도 석달에 한 번씩은 모이는 걸 제도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가벼운 농담조로 “다음에 언제 만나는거죠?”라고 물었고 ‘2월에 만나는 겁니다’라는 답이 나오자, 문 대통령은 “그러면 2월에 만나는 것으로 합의문에 들어가 있습니까?”라고 말해 참석자들은 함께 웃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모두발언을 메모해가며 경청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날 김 원내대표는 “여러분들도 다 알겠지만 임종석 비서실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낙연 국무총리가 정례회동을 갖는다”라며 “이것은 국민이 볼 때 불필요한 차원에서의 많은 오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이해찬 대표와 이 총리, 임 실장 등 ‘당정청’ 인사들이 지난 7월부터 매주 일요일 저녁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만찬회동을 한 사실이 전해진 바 있는데 이를 지적한 것이다.
이어 김 원내대표가 “그 오해라는 것은”이라고 말하는 순간, 의자를 뒤로 기울인 채 경청하던 문 대통령이 노란색 메모장에 무엇인가를 적었다.
김 원내대표는 “권력의 사유화로 이렇게 비칠 수 있는 오해와 불신은 대통령께서 이런 정례회동은 좀 중단해 주시기를 저는 당부를 드리고 싶다”고 했다.
또 문 대통령은 김 원내대표가 고용세습과 관련, 국정조사와 전수조사를 통해 국민들의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고 언급할 때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한편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 앞서 사진촬영을 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경제와 민생이 어렵고 남북관계를 비롯해서 국제 정세가 아주 급변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협치를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가 매우 높다”며 이에 부응하자고 요청했다.
사회를 맡은 한병도 정무수석은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이 끝난 뒤 김성태 원내대표에게 순서를 넘겼다. 지난해 5월19일 5당 원내대표 오찬 때도 문 대통령 다음으로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한 바 있다. 지난 8월16일 여야 5당 원내대표 초청대화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는 “자꾸 그러지 마. 그래도 1당 원내대표인데”라고 사양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나서 김 원내대표에게 “먼저 하세요”라며 거들었지만 김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계시지만 그래도 1당 대표는 1당대표니까”라며 거듭 사양했다.
그러자 한 수석은 “그럼 내실있게 하기 위해서 짧게(해달라)”며 홍 원내대표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이에 원내대표 모두발언은 민주당, 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순으로 진행됐다.
이때 김관영 원내대표는 “오늘 첫 번째 회의라서 또 두 당이 서로 이견이 있으면 저희가 잘 중재해서 뭔가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날 오전 11시22분쯤 시작된 참석자들의 모두발언은 11시45분쯤 종료됐고, 이어 오후 1시까지 회의가 이어졌다.
곧이어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들은 임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한병도 정무수석만 참석한 가운데 오후 2시까지 비공개 오찬을 하면서 첫 회의는 총 158분 동안 진행됐다.
이후 각 당 원내대변인들은 오후 2시15분 춘추관에서 12개 항목의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이날 비공개 오찬의 메뉴로는 녹두묵에 고기볶음, 미나리, 김 등을 섞어 만든 탕평채가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쪽에 치우침 없이 조화와 화합을 상징하는 음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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