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 “정형, 제 길동무 돼달라”…국무총리 비서실장에 정운현

  • 뉴스1
  • 입력 2018년 11월 5일 17시 56분


실장직 제안 일화 공개…“가끔씩은 같이 막걸리를 마셔달라” 당부

정운현 국무총리 비서실장. © News1
정운현 국무총리 비서실장. © News1
신임 국무총리 비서실장(차관급)에 정운현 상지대 교수(59)가 임명됐다.

5일 국무총리비서실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4일) 정 실장을 임명했다. 정 실장은 5일부터 공식 업무에 착수했다.

정 실장은 전날(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낙연 국무총리가 “제 길동무가 좀 돼주세요”라며 비서실장직을 제안한 일화를 공개했다.

정 실장은 7년 전 인사동 음식점에서 이 총리 등 언론계 출신 4명이 회합했던 이후로 이 총리의 얼굴을 보는 것은 정부서울청사 총리실에서 비서실장직 제안을 받은 날이 처음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가 “정 형, 제 길동무가 좀 돼주세요”라고 말했고 이에 정 실장은 “어디 여행이라도 가십니까?”라고 물었다고 한다. 이 총리는 “그게 아니라 제 비서실장을 좀 맡아주세요”라고 하자 정 실장은 “예? 저를요?”라며 놀라워했다.

정 실장은 “아둔한 나는 이 말의 뜻을 단번에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새삼 놀랍기만 하다”라며 “그런 얘기를 그렇게 멋스럽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싶다”고 전했다.

이어 “총리 비서실장을 맡아달라는 제안은 전혀 뜻밖이었다. 사전에 그 누구로부터 어떤 언질도 없었다”며 “MB 정권 초기인 2008년 10월, 나는 언론재단에서 강제로 쫓겨났다. 이후 꼭 10년간 야운비학(野雲飛鶴)을 벗 삼아 초야에 묻혀 지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일개 서생인 자신은 정치에 대한 감각도 없고, 책략가는 더더욱 아닌데 이런 중대사를 빈말로 하실 분도 아니지만 대체 뭘 보고 나를 택하신 걸까라고 의문을 가졌다고 한다.

이 총리는 “진짜로 두루두루 생각해보시고 내린 결론입니까?”라고 재차 묻는 정 실장의 말에 “그렇소, 정치인, 관료, 심지어는 언론계 출신 인사도 두루 고려해봤소”라며 “정 형은 내가 부족한 두 가지를 가진 분이오. 하나는 역사에 대한 지식, 또 하나는 정 형의 기개요”라며 자신을 꼭 도와달라고 말했다.

정 실장이 몇차례 반박했고 이 총리는 이에 거듭 반박하며 논쟁 아닌 논쟁을 하다가 정 실장이 총리의 제안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이 총리가 Δ세상의 얘기를 가감없이 들려달라 Δ미처 챙기지 못하는 것들을 챙겨달라 Δ남이 잘 안하는 얘기를 들려달라 Δ내가 듣기 싫어할만한 소리를 많이 해달라 Δ총리가 참석하는 행사에 번번이 수행하지 않아도 된다 Δ가끔씩은 같이 막걸리를 마셔달라는 당부를 했다고 전했다.

이에 정 실장은 Δ오늘 하신 말씀 끝까지 지키셔야 한다 Δ단소리보다는 쓴소리를 많이 하겠다(선조에게 극언조차 서슴지 않던 율곡 이이처럼 하겠다) Δ공직 틀에 너무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활동하도록 해달라 Δ평소 하던 대로 SNS 활동을 계속하겠다 등 부탁을 전했고 이 총리는 전부 수락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은 막걸리 두어잔이 정량이라 걱정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정 실장은 “힘써 노력해 총리님의 좋은 ‘길동무’가 돼 드리겠다. 또 저를 알아주신 분이니 성심을 다해 보필하겠다”며 “기회가 닿는 대로 차차 많은 분을 뵙고 말씀을 듣겠다. 그 가운데 국정에 필요한 사안은 총리께 가감 없이 말씀드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 실장은 1959년 경남 함양에서 태어난 정 내정자는 대구고, 경북대 문헌정보학과를 거쳐 고려대 언론대학원 신문학과를 졸업했다.

중앙일보를 시작으로 20여년간 기자로 재직하면서 서울신문 문화부 차장, 오마이뉴스 편집국장 등을 거쳤으며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사무처장, 한국언론재단 연구이사 등을 역임했다.

Δ경남 함양(59) Δ대구고 Δ경북대 문헌정보학과 Δ고려대 언론대학원 신문학과 Δ중앙일보 기자 Δ서울신문 문화부차장 Δ오마이뉴스 편집국장 Δ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사무처장 Δ한국언론재단 연구이사 Δ태터앤미디어 공동대표 Δ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 위원 ΔSH공사 비상임이사 Δ상지대 초빙교수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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