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고위급회담 하루 앞두고 돌연 연기한 배경은

  • 뉴시스
  • 입력 2018년 11월 7일 16시 41분


오는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간의 고위급 회담이 연기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미 국무부는 7일(현지시간) 국무부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서로의 일정이 허락될 때 회담 일정을 다시 잡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구체적인 연기 사유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일단 북미 고위급회담이 한 차례 연기는 됐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북미 간의 대화 기조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회담 전 최종 교섭 과정에서 양측이 내세우는 의제에 미세한 이견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했다.

특히 이번 고위급회담의 경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밝힌 ‘영변 핵시설’에 대한 불능화 조치와 그 상응조치에 해당하는 초기 단계의 제재 완화 내지는 해제를 놓고 이견을 조율하는 만큼 막판까지 물밑에서 의견이 오갔을 것으로 예상된다.

막판에 이견을 해결하지 않고 섣불리 회담을 해서 양측이 정치적인 부담을 안기보다는 조금 더 의견을 조율하는 방향으로 선회했을 가능성이 있다.

김동엽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미간 미묘한 의견차가 남아있는 것 같다”며 “서로 판이 틀어졌다기보다는 마지막 부족한 부분, 즉 톱니가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해 면밀하게 해서 신중하게 가야되지 않느냐는 차원에서 (고위급회담을) 연기한 것 같다”고 밝혔다.

우리 외교부도 북미 고위급회담 연기에 대한 과도한 해석에 대해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연기에 대해서 너무 과도한 해석을 할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당국자는 “미 국무부 성명에는 ‘연기’보다는 ‘예정대로 열리지 못하게 됐다’고 (표현해) 톤이 더 낮다”며 “미국 측의 톤은 계속 소통을 해나가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북측이 협상 판을 흔들기 위해 회담을 취소했다면 오히려 미국측에서도 강도 높은 성명이 나왔을 것이라는 게 당국자의 설명이다.

아울러 일정상 문제로 연기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북미 고위급회담에 이어 폼페이오 장관이 참석하는 미·중 외교안보대화가 다음 날(9일) 워싱턴에서 개최되면서 일정상 조정이 불가피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는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참가할 예정이어서 고위급회담과 함께 실무회담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8일 하루 당일치기로 실무회담까지 진행하기에는 의제의 범주가 크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수 있다.

한편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북미 고위급회담 일정과 관련해 “수주 안에 열릴 것(같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연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울에 답방하는 것을 가정하고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분간 북미 대화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일 여야정상설협의체 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과 관련해 “북미 간 협상 결과에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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