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 추천했는데…’ 한국당 몫 3명만 미추천
일각 ‘추천권 양보’ 주장에 한국당 “말도 안돼”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이 시행된 지 55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5·18 민주화운동 진상조사위원회가 구성도 완료하지 못하고 있다.
9명의 전체 위원 중 3분의 1인 3명의 추천권을 가진 자유한국당이 명단 제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조사 대상이 대부분 고령이라는 점에서 조사위 구성이 시급한 상황인데다, 진상조사위원으로 지만원 씨를 추천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한국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지 씨는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 ‘5·18 북한군 배후설’을 주장하는 대표적 인사다.
조사위의 설치는 지난 9월14일 시행된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의 핵심이다. 7일 현재까지 국회의장(1명), 더불어민주당(4명), 바른미래당(1명)은 모두 배정된 몫을 추천했지만, 한국당이 명단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연일 논평 등을 통해 조속한 한국당의 조사위원 명단 제출을 촉구하고 있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7일 논평에서 “3개월째 요지부동인 5·18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완료하는 것이야말로 고통받는 피해자를 위한 첫 번째 치유의 발걸음”이라며 “책임 있는 야당은 말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책임있는 행동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도 지난달 31일 논평을 통해 “한국당의 고의성 짙은 특위 위원 인사 추천 지연 때문에 아직도 진상조사특위가 구성되지 않고 있다”며 “독재의 때가 묻은 스스로 역사를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동참하는 게 마땅하다”고 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3일 “국회 특위 활동을 정상적으로 해달라”고 요구했고,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도 “한국당이 진상조사를 방해할 의도가 아니라면 국민에 상식에 맞는 합당한 조사위원을 즉각 추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당은 ‘적임자를 찾고 있지만 다들 추천을 고사해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5·18 민주화운동과 연관된 옛 여권을 계승한 정당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한국당의 추천을 받기를 꺼리는 것으로 보인다.
송희경 원내대변인은 7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사실은 우리가 추천하려고 물밑 작업을 하면 그 단계에서 어그러지는 경우가 많다”며 “저희도 굉장히 고민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앞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때도 한국당 추천으로 위원회에 들어간 위원이 여론의 뭇매를 받는 등 곤욕을 치른 경험이 있다 보니 적임자를 찾아 의사를 타진해도 당사자가 고사한다는 토로다.
특히 송 원내대변인은 지 씨를 추천한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는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라며 “고의로 추천을 하지 않는 것이 전혀 아닌데 안타깝고 고민스럽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한국당이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등 다른 야당에 추천을 양보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국당 몫 3명과 바른미래당 몫 1명을 합친 4명이 야당 몫으로 배정된 만큼 한국당이 추천이 힘들다면 평화당, 정의당 등 다른 야당에 추천권을 넘기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그칠 전망이다. 한국당이 이러한 얘기에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드세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조사위는 진상조사 특별법에 따라서 정해진 대로 구성하는 것인데 뭘 넘기고 받고 하느냐”면서 조사위원 추천에 대해서는 “적절한 인사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추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희상 의장은 안종철 한국현대사회연구소 박사를, 민주당은 송선태 전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를 비롯해 민병로·이성춘·이윤정 교수를, 바른미래당은 오승용 전남대 5·18 연구소 연구교수를 추천한 상태다.
(서울=뉴스1)
-
- 좋아요
- 0개
-
- 슬퍼요
- 0개
-
- 화나요
- 0개
-
- 추천해요
- 개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