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북 군산 이어 두번째…경제악화 ‘민심 달래기’
한러 지방협력 포럼서 남북경협 연계된 신북방정책 강조
일자리를 위한 전국투어 두 번째 행보로 경북 포항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고향인 포항에서 하루종일 ‘지역 일자리’와 ‘경제’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전국투어 첫 번째 행보로 전북 군산을 찾아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에 참석한 데 이어 8일 포항을 방문했다.
전북은 여권의 전통적 지지층으로 꼽히는 호남지역에 속한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에게 우호적 기류가 있는 곳이다.
하지만 포항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점 등 보수적 색채가 강한 곳으로 꼽힌다. 문 대통령이 그럼에도 사실상 하루를 할애해 전국 중 두 번째로 포항을 들른 것은 경제, 평화 등의 가치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날 경제문제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최근 잇따라 악화된 경제지표가 발표돼, 이 기류가 민심악화로 이어지는 분위기 속 ‘민심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됐다.
문 대통령은 포항에서 가장 먼저 죽도시장을 방문해 포항시 지역상품권으로 과메기 3만5000원 어치를 사고 시장 민심을 청취했다.
한 건어물 가게에 들른 문 대통령은 상인에게 “요즘 장사하시기 어떠십니까”,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도 사러 오시나요?”라는 질문들을 던지는 한편 상인들의 ‘셀카’ 제안에 응했다.
뒤이어 문 대통령은 포항 소재 포스텍 4세대 방사광가속기 연구소에서 경북 지역 경제인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정부는 경북의 경제혁신 노력에 힘을 더하겠다”며 “지역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이 협업해 4차 산업혁명시대의 산업생태계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오면 경북이 그 중심에 설 수 있으며 이는 경제활력으로도 연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 평화의 시대가 열리면 경북은 정부가 추진하는 신북방정책의 거점이 될 수 있다”며 “포항 영일만항은 북쪽으로 북한 고성항과 나진항, 극동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항과 자루비노항을 연결하는 북방 교류 협력의 거점이 될 잠재력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이어 “2020년 영일만항 국제여객부두가 완공되면 환동해권의 새로운 해양관광산업도 일으킬 수 있다”며 “동해선 철도가 이어지면 유라시아 북방교역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를 마치면서는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지방자치단체 역할의 중요성 등을 강조했다. 지역을 잘 아는 해당 지역 지자체와 중앙정부가 적극 소통해야 한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경제는 지역경제의 총합이다. 대한민국 경제가 어렵다면 지역경제가 어렵기 때문”이라며 “(지역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의 협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함께 노력해나가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 후에는 고인수 포항 가속기연구소장 등의 안내로 연구소 내 빔라인 시설 현장을 방문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경북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체육관에서 열린 제1회 한러 지방협력 포럼에 참석했다. 무엇보다 이 자리는 문 대통령의 신(新)북방정책 핵심국가인 러시아와 연계됐다는 점에 방점이 찍혔다. 북쪽으로 경제영토를 넓힌다는 신북방정책은 남북경제협력(경협)과도 관련성이 크다.
문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우리 정부는 러시아 극동지역과의 협력 강화를 위해 작년 8월 대통령 직속으로 북방경제협력위원회를 출범시켰다”며 “러시아의 극동개발부와 힘을 모아 양국 지자체가 서로 손을 맞잡을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유라시아 대륙의 평화와 번영을 실현하는 위대한 여정에도 양국 국민이 함께 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날 포럼에서는 5개항의 ‘포항선언’이 선포됐다.
여기에는 러시아 정부의 ‘2025 극동·바이칼 사회경제개발 정책’과 한국 정부의 ‘신북방정책’에 따라 러시아 연방 극동지역과 한국간 상호 협력 강화를 위해 경제·통상, 교육·과학, 인적·문화 교류에서 협력을 증진해나가기로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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