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촉’까지 언급한 김병준… 전원책 “가다보면 개도 소도 마주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全大 개최시기 싸고 정면충돌

김병준 “조만간 단호한 결심”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재선 의원들과의 조찬 모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모임에서 전원책 조직강화특위 위원과의 
갈등과 관련해 “조만간 단호한 결심을 취해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뉴스1
김병준 “조만간 단호한 결심”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재선 의원들과의 조찬 모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모임에서 전원책 조직강화특위 위원과의 갈등과 관련해 “조만간 단호한 결심을 취해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뉴스1
전원책 위원
전원책 위원
“의원들을 만날 때마다 전원책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의 언행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 (그의) 해촉 여부는 오늘 얘기 안 하겠다.”(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그런다고 김 위원장에게 대권이 갈 줄 아느냐. 눈앞에 권력이 왔다 갔다 하니 그게 독약인 줄 모르고, 남 뒤통수나 치고 있다.”(전원책 조강특위 위원)

한국당이 보수를 혁신하고 계파 갈등을 해소하겠다며 영입한 외부인사인 김 위원장과 전 위원이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놓고 결국 정면충돌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이 뽑은 전 위원의 해촉 가능성까지 열어두며 경고를 날렸고 전 위원은 “내가 해촉을 겁낼 사람이냐”고 맞받아쳤다. 당내 기반이 약한 두 ‘아웃사이더’의 갈등으로 한국당 내부 갈등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 金 “언행에 유의하라” vs 全 “길 가다보면 개, 소 마주쳐”

김 위원장은 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재선 의원들과 조찬모임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내년) 2월 말을 전후해 비대위 활동을 끝내고 전당대회를 열겠다고 다시 한 번 강하게 말씀드린다”며 ‘2월 전당대회 개최’를 못 박았다. “제대로 된 쇄신 없이 성급하게 전당대회를 치러서는 안 된다”는 전 위원의 ‘2월 전당대회 불가론’을 일축한 것. 김 위원장은 재선 의원 모임에서 “‘단호한 결심’을 해서라도 (전당대회 개최 시기 등) 갈등을 해소하겠다”며 전 위원의 해촉 가능성도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태 사무총장도 이날 “조강특위는 비대위의 입장을 존중하며 특위 활동을 이행해야 한다”며 “비대위는 조강특위 위원이 당헌당규상 역할 범위를 벗어나는 언행에 각별히 유의하라는 뜻도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당협위원장) 재선임과 교체, 새로운 조직위원장 공모 등이 조강특위의 역할”이라며 “이를 벗어나는 것은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조강특위 위원으로 합류한 뒤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온 전 위원으로서는 체면을 구긴 셈이다. 전 위원은 곧장 김 위원장의 대권 도전 가능성을 언급하며 반격에 나섰다. 그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묵언수행 중인 사람에게 언행을 조심하라니 기가 막힌다. 길을 가다보면 소도 마주치고 개도 마주친다”고 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나를 대신할 ‘대타’를 구해가면서 남 뒤통수나 치고 있다”고도 했다. 이날 당에선 정치평론가 시절부터 이어져온 전 위원의 직설적 화법 때문에 조강특위 구성 때부터 우려했던 ‘전원책 리스크’가 현실화했다는 말이 나왔다.

○ 金, ‘2월 전대’ 압도적 당내 여론 감안한 듯

학자 출신인 김 위원장은 평소 언행에 신중한 편이다. 그런 그가 이날 강경한 입장을 낸 것은 당내 최대 계파인 친박(친박근혜)과 탈당파 모두 내년 2월 전당대회 개최를 강하게 원하는 여론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의원들은 “관리인에 불과한 비대위가 아니라 이제부터라도 집주인들이 집을 정비해야 한다. 당장 내일이라도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는 말을 꺼낼 정도로 비대위 체제의 신속한 종결을 강조하고 았다.

하지만 전 위원이 사실상 이끌고 있는 조강특위에서는 김 위원장에 대한 불만 기류도 흘러나와 ‘외부위원 동반 사퇴’ 가능성까지도 제기된다. 전 위원은 “성급하게 2월 전대가 치러지면 (재·보궐선거 패배 후) 다시 비대위와 조강특위가 꾸려진다. 영원히 헤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연말연시에 명함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당협위원장 심사를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장관석 jks@donga.com·홍정수 기자
#김병준#전원책#개최시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