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 5개월 만에 물러나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청와대에 섭섭한 건 없다. 정치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장하성 전 대통령정책실장과 여러 차례 이견을 노출하는 등 청와대와 각을 세우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이 정계 진출을 위한 포석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 해명한 것이다.
김 부총리는 이날 청와대의 인사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경제 일자리 민생에 매진했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 최선을 다했고 남은 기간 동안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공직자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러브 콜(영입 제의)’에 대해서는 “저한테 러브 콜 전화한 사람도 없다. 정치 생각해 본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같은 김 부총리의 태도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김 부총리가 언젠가는 정치에 발을 들일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김 부총리 경질에 대해 “국민에게 공무를 다한 관료 출신을 (경제정책 실패의)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것”이라며 은근한 러브 콜을 보냈다.
이처럼 주가가 오른 김 부총리와 달리 장 전 실장은 학자로 쌓아온 명성을 구긴 채 퇴장하는 모양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장 전 실장은 ‘강남 부동산’ 발언 등으로 여러 번 논란을 일으켰고 시장과 국민의 신뢰를 잃어서 교체가 불가피했다”고 평가했다. 장 전 실장은 10일 아들이 있는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한 달가량 휴식을 취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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