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조직강화특별위원에서 해촉된 전원책 변호사와 관련해 10일 “(위원) 조건에 맞는 사람을 선택하고, 흔쾌히 수락하는 사람을 찾기가 어려웠다. 선택의 폭이 좁은 상황에서 고민해서 (전 변호사를) 모셨는데 그 한계가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저녁 ‘청년이여 자유를 호흡하라’를 주제로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어떻게 보면 밖에서 모시고 오는 것부터가 우리 당의 한계”라며 “이쪽 저쪽 계파에도 속하지 않아야 하고, 김병준 말을 따르는 사람도 아닌듯 해야 하고, 아무튼 조건이 많다”면서 이처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전날(9일) 전 변호사의 조강특위 위원 해촉 발표에 따른 입장문에 이어 이날도 “부득이하게 내린 결정이라고 이해해주면 되겠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고, 결국 임면권자인 제 책임이 크다. 무겁게 통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번 해촉이) 당에 이로울지, 해로울지는 나중의 일”이라면서 “전당대회를 언제 할 거냐를 갖고 서로 당내 의심과 오해가 생기면, 어떤 혁신도, 쇄신도 못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김병준의 잘못이 참 크니깐, 저도 비판 받을 수 있다. 제 리더십도 흔들릴 수 있는데, 결국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그 리더십이 안 흔들리게 그립을 잡고 가는 수밖에 없다”고 봤다.
이어 “(앞으로) 두달을 잘못 보내면 큰 일이다. 어떻게 보면 (이번 해촉은) 단호한 결정인데, 이 결정을 계기로 앞으로 당내 여러 일들에 대해서 좀 더 단호하게 대처하면서 이 두달을 굉장히 스피디하게 가져가지 않으면 안 된다. 아마 많은 분들이 동의하고 제가 흔들리지 않게 도움을 주실 것”이라고 했다.
당내 인적쇄신 작업과 관련해서는 “길게 갈 수밖에 없다. 이번(비대위 기간)에 인적쇄신 다 못한다. 이번에 인적쇄신하고, 전당대회 나올 때 (지도부로) 나오냐, 못나오느냐에 따라 인적쇄신이 또 이뤄질 것이고, (2020년 21대 총선) 공천 때 또 이뤄질 것이고, 선거 때 또 이뤄질 것이다. 4차까지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당에 남았던 분들을 중심으로 끌어내서 그분들 의견 중심으로 빨리 (쇄신 작업을 해)가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되지를 않는다”며 “당내에는 여전히 다른 쪽 계파가 존재하고 상당한 영향력을 가졌기 때문에 (내가) 가자고 해서 안 간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내 인사들을) 다독거리면서 통합성을 놓치지 않으며 가야 한다”며 “통합성을 전제로 당 구심력을 확보할 때 서로 얘기해야 멀리 안 도망간다. 통합성을 확보 멋한 상황에서 논쟁하면 분열구조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원내대표 선거가 끝나고 조금 더 분열적 구도가 덜할 때는 토론도 하면서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이 같은 작업이 전 변호사 주장처럼) 그렇게 늘어질 수 없다. 그렇게까지 늘어지면 그것 자체가 당의 갈등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전 변호사는 이날 서울 마포구 동교동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모레(12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조강특위 운영 과정에서 알려지지 않은 내용을 밝히고, 당초 계획했다 좌절된 당 쇄신 방안을 국민들에게 직접 호소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전직 대통령 2명이 지금 영어의 몸이 됐고, 보수가 궤멸됐다는 표현이 나오고, 국회의원이 110명이나 되는 정당이 지지율이 불과 10%대인 상태인데도 자기 반성·성찰·희생이 안 보인다”고 비판했다.
전 변호사는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이 12월15일까지 현역 의원들을 정리하라니, 예산 정국인데 이게 가능하겠느냐”면서 “불가능한 일”이라고 봤다. 또한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내년 2월 전당대회를 강요하는 데는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처음 내가 위원을 맡을 때부터, 나머지 위원 3명을 선임하기 전부터 내가 ‘2월 말 전대를 나에게 강요하지 마라.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 때는 별다른 말이 없었다. 그러다가 불과 보름 전부터 갑자기 ‘2월 말 전대가 시한이다’(라고 했다)”며 “그게 김 위원장만의 뜻인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저로서는 당에서 그렇게 생각한다면 제가 물러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나에게 ‘전권을 준 게 아니다. 전례 없는 권한이다. 전원책이 다 결정해봤자 내가 바꿀 수 있다’는 말을 하는데, 내가 위원을 하게 생겼나”라며 “그래서 내가 한번은 (회의를) 보이콧을 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언급되는 폭로 가능성에 대해서는 “나와 김 위원장, 김용태 사무총장만 아는 엄청난 비밀이라도 있듯이 보도되는데 그런 것은 전혀 없다”며 “설령 비밀이 있다해도 특정 몇몇을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공격해서 나에게 돌아오는 이익이 뭐가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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