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의원을 둘러싼 바른미래당 당내 잡음이 점차 커지고 있다. 당 지도부는 이같은 잡음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고 평가 절하하고 있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분당의 전초전’이 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손학규 대표는 전날(12일) 울산 현장 최고위원회 자리에서 보수 성향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이 의원에게 공개적으로 경고장을 날렸다.
손 대표는 특히 이 의원이 자유한국당 행사에 참석한 것을 두고 “당과 아무런 협의나 요구가 없었다”고 지적하며 “당의 존엄을 훼손하는 행위는 엄중하게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 정체성에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 정체성은 국민들이 잘 아실 거라고 생각한다. 저는 도리어 손 대표야말로 정체성이 무언지 궁금하다”며 “우리들은 반문연대의 깃발을 들고 새로운 시대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손 대표께서는 반문입니까, 친문(親 문재인)입니까”라고 반박했다.
바른미래당은 이외에도 지난 판문점 선언 비준동의·특별재판부 설치 등을 두고도 바른정당 출신의 지상욱 의원 등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당내 갈등을 보인 바 있다.
이들은 특히 보수도 진보도 아닌 어정쩡한 당의 이념 정체성에 대해 가장 두드러지게 지적을 하는 상황이다.
당 지도부는 이들이 당내 다수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진화하는 모습이다. 당내 한 주요 관계자는 이를 두고 “30명 의원 중에 2명 의원이 다른 의견을 내는 것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모두 한 의견으로 가고 있는 것 같지만 실상 내부는 그러지 못하다. 반대 의견을 갖고 있음에도 소리를 내지 못하는 민주당보다 바른미래당은 약간의 이견차가 있음에도 똘똘 뭉쳐 가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당내 토론이 이뤄지는 것이 더 건강한 정당의 모습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바른미래당의 지속적인 잡음에 오히려 당이 갈라지기 직전 신호를 보내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 의원은 자신의 탈당 및 부산 영도(김무성 의원 지역구) 출마에 대해 일부 선을 그은 상황이다. 그러나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토론회 직후 이 의원의 부산영도 출마설과 관련 “뜻있는 사람이 누구든지 와서 상의하면 잘 도와줄 생각이 있다”고 문을 열어놨다.
지 의원의 비판도 단순히 지 의원 혼자만의 발언은 아니라는 주장이 나온다.
지 의원은 지방선거 이후 두문불출하고 있는 유승민 전 대표의 측근 인사로 꼽힌다. 유 전 대표 등 보수 성향 인사들은 당내 의견 표출을 삼가고 있는 편이지만 지 의원의 발언에 대체로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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