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고위급 대표단 방남, 2002년 장성택이 생각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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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14일 11시 00분


자율주행차 시승 등 경제 관련 행보·이재명 방북 논의 주목
당국 간 접촉 가능성 살아 있어…메시지 전달 여부에 관심

지난달 제139차 국제의회연맹(IPU) 총회에 참석한 문희상 국회의장과 만난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아태위) 부위원장 겸 조국통일연구원 원장. (국회의장실 제공)  2018.10.16/뉴스1 © News1
지난달 제139차 국제의회연맹(IPU) 총회에 참석한 문희상 국회의장과 만난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아태위) 부위원장 겸 조국통일연구원 원장. (국회의장실 제공) 2018.10.16/뉴스1 © News1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아태위) 부위원장 겸 조국통일연구원장과 김성혜 아태위 실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14일 방남 이유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들의 방남의 공식적인 이유는 16일 경기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 참석이다.

그러나 14일 오후 입경해 나흘간 진행될 방남 일정이 대부분이 비공개인 데다가 경제 관련 행보가 예정돼 있어 이들 방남의 진의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경제 관련 행보는 방남 이틀 째인 15일에 진행된다. 북측 방남단은 이날 오전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서 열리는 모터쇼를 참관한다.

15일 개막하는 이번 모터쇼의 주제는 ‘새로운 경기, 자율주행 시대를 열다’이다. 주제에서 알 수 있듯 경기도가 직접 개최하는 이번 모터쇼에서는 ‘제로 셔틀’이라는 이름의 자율주행차 시승이 가능하다. 방남단 역시 자율주행차를 시승할 예정이다.

또 화성시 소재 경기도 농업기술원을 방문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고위급 방남단의 경제 관련 행보는 낯선 풍경은 아니다. 지난 2002년 장성택 당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대규모 경제 시찰단을 이끌고 남측을 방문한 적이 있다.

이번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은 당국 차원의 행사는 아니라는 점과, 2002년 방남단의 규모와는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그대로 비교하긴 어렵지만 북측이 남측에 대한 경제 시찰에 관심이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들의 모터쇼 일정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화영 평화부지사가 동행할 예정이다.


김성혜 북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2018.2.25/뉴스1 © News1
김성혜 북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2018.2.25/뉴스1 © News1
이화영 부지사는 지난달 두 번이나 방북해 북측과 경제 협력 사업 논의를 한 인사다. 방북 후 기자회견을 통해 평양 옥류관의 남측 유치와 ‘스마트 팜’ 등 농업 협력, 도내 기업의 북측 진출 등을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경제 협력 관련 사업 논의가 일부 진행된 셈이다.

경기도 차원의 남북 협력 사업 논의의 진전과 더불어 이 지사의 방북 논의가 진행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그간 경기도의 북측 소통 채널이 어디인지 명확하게 드러나진 않았지만 이번 고위급 방남단의 행보는 북측에서도 경기도와의 협력을 비중 있게 대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이 지사는 15일 방남단의 경제 시찰에 동행한 뒤 별도로 식사를 포함한 면담도 진행할 것으로 알려져 관련 사항이 진척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 당국 간 접촉은 예정돼 있지 않지만 가능성은 여전하다.

북측 방남단 일원인 김성혜의 경우 지자체 및 민간 교류 차원에서 이번에는 ‘아태위 실장’이라는 직함을 내세웠으나 북미 협상 및 대남 대화에 관여하는 통일전선부의 통일전선책략실장 자리를 겸하고 있다.

정부가 “계획에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남북 당국 간 접촉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가 김성혜의 방남에 있다.

정부는 행사 일정에 실무 차원의 지원 인력을 파견할 예정이다. 북측의 요구가 있거나, 우리 측의 필요시 실무 채널을 통한 접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방남단의 단장 격인 리종혁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에 관여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어 교황청에서 요구한 방북 초청장 등 관련한 메시지가 우리 측에 전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공식적인 접촉은 아니더라도 정보 당국 차원의 물밑 접촉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우선 물밑 접촉을 통해 북측의 의향 및 메시지 여부를 타진한 뒤 공개 행보로 전환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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