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 참석차 남측을 방문한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대표단이 15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엠블호텔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이번 만찬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함께 참석한다. 2018.11.15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경기도 주최 행사 참여를 위해 방남했으나 미리 예정됐던 인사의 갑작스러운 불참, 불필요한 비공개 행사 진행 및 과잉통제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아태위) 부위원장을 비롯한 대표단은 당초 7명이 방남하기로 우리측에 통보했다. 하지만 14일 오후 중국 선양에서 인천공항으로 출발하기 직전 돌연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이 빠졌다.
우리 통일부는 김 실장의 입국허가를 내린 상태였다. 김 실장이 방남단에서 빠진 이유에 대해 주최측인 경기도는 “개인적인 사정”이라고 밝혔다. 개인적 사정 때문에 남북교류 평화의 행사에 빠졌다는 설명으로, 비상식적이라는 지적이다.
방남단은 15일 오전 고양 엠블호텔에서 판교 제2테크노밸리, 제1테크노밸리, 굿모닝하우스, 경기도농업기술원을 방문보고 다시 엠블호텔로 돌아와 이해찬 대표 등과 만났다. 경기도 북부에서 남부까지 빈틈없이 왕복하는 강행군을 벌였다.
이 때문인지 리 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5시50분께 숙소인 엠블호텔에 도착했으나 피로에 지쳐 45분간 쉬고 만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만찬장에 올 때는 경호원들이 양쪽에서 부축해 끌다시피했다. 이재명 지사와 이해찬 대표는 오후 6시께 만찬장에 들어가 30여분 넘게 리 부위원장을 기다린 셈이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오찬 때부터 ‘평양주’ 등 약주를 곁들여서 지친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어 “만찬장에서도 평양주 등 술을 곁들였다”고 말했다. 리 부위원장은 오후 8시40분께 만찬장에서 나와 숙소로 들어갔다.
일각에서는 ‘경기도가 연로한 리 부위원장 등을 데리고 너무 주마간산격으로 돌아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청 실무 공무원들의 기계적인 과잉 언론통제도 구설에 올랐다. 리 부위원장에게 질문하려는 기자들에게 몸싸움을 방불케 하면서 질문과 취재를 막았다.
도는 “북한이 비공개를 원한다”는 명목으로 언론의 취재를 몸싸움하다시피 통제했으나 정작 기념사진을 찍을 때는 갖은 포즈를 취했다.
그러나 정작 리 부위원장은 기자의 질문에 호기심을 나타내며 대답하려고 했다. 또 이재명 지사와 이화영 평화부지사도 기자들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임기응변식 답변과 반응을 내놓곤 했다.
결국 실무 공무원들의 애꿎은 언론통제로 이번 방남단의 첫 경기도 방문 소감은 묻혀버렸다.
이재명 지사는 리 부위원장을 숙소로 배웅한 뒤 기자들과 만나 “(옥류관 예정지는) 다음 기회에 말하겠다. (자율주행차량 탑승한 리 부위원장 소감은) ‘민족의 저력을 보여준 거 같다’고 전했다”고 설명했으며 “앞으로 남북이 실질적 교류협력해야 하는데 제재국면 때문에 어렵다”고 말했다.
리 부위원장 일행은 16일 오전 숙소가 있는 고양 킨텍스 주변을 둘러볼 예정이었으나 이날 강행군 여파로 내일 오전 일정을 모두 취소할 예정이다. 따라서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인 ‘아시아·태평양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참여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하고, 17일 북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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