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동포간담회서 밝혀
“시간만 끌려 한다는 분석 있어… 김정은, 핵으로 체제보장 원할수도
지금 상황선 남북경협 불가능”
방미 중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14일(현지 시간) “아직까지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것을 낙관할 수 없다. 시간만 끌다 갈 수도 있고, 일부만 폐기하고 체제 안정만 받으려 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말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데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북한이 최소 13곳의 비밀 미사일 기지를 운용하고 있다고 밝힌 상황에서 한국 정부 고위 관계자가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의구심을 표시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조 장관은 이날 워싱턴 인근의 한 식당에서 동포 간담회를 하고 “핵무기 완성을 가지고 북한 체제 안정을 보장받겠다는 것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계산 아닌가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조 장관은 김 위원장에 대해선 “(30대인) 김 위원장은 적어도 사람 연령으로 보면 30, 40년 이상 북한을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스위스 유학 때 세상에 관심도 많고, 그런 관점에서 북한을 제대로 된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는 듯하다”고 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핵 카드와 체제 생존을 협상하는 것이며 그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북제재를 둘러싼 한미 간 이견에 대해서는 “지금 상황에서는 남북 경제협력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제재(위반)에 걸리면 살아남을 수 없다. 제재 위반하고 싶어도 우리는 못 한다. (남북 경협도) 국제적 합의가 있어야 가능하지 한국 정부 독자적으로 할 수 없다. 어쩌면 안타깝기도 하지만 현실이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남북 철도 연결에 대해선 “우리가 준비는 해 둬야 한다. 사전 설계 등에 철도도 몇 년 걸린다. (제재 해제 뒤) 바로 공사할 수 있게 준비는 해두자는 측면”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 놨다. 조 장관은 “가능하다고 우리는 보고 있다. 북한(김 위원장 등)이 직접 와서 우리 사회 모습을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미 정상회담을 내년 1월에 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전에 남북 정상회담이 다시 한 번 개최돼 서로 조율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북-미 정상회담에서 성과 내는 것이 좋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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