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北, 핵포기 할지 낙관 못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6일 03시 00분


워싱턴 동포간담회서 밝혀
“시간만 끌려 한다는 분석 있어… 김정은, 핵으로 체제보장 원할수도
지금 상황선 남북경협 불가능”

방미 중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14일(현지 시간) “아직까지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것을 낙관할 수 없다. 시간만 끌다 갈 수도 있고, 일부만 폐기하고 체제 안정만 받으려 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말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데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북한이 최소 13곳의 비밀 미사일 기지를 운용하고 있다고 밝힌 상황에서 한국 정부 고위 관계자가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의구심을 표시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조 장관은 이날 워싱턴 인근의 한 식당에서 동포 간담회를 하고 “핵무기 완성을 가지고 북한 체제 안정을 보장받겠다는 것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계산 아닌가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조 장관은 김 위원장에 대해선 “(30대인) 김 위원장은 적어도 사람 연령으로 보면 30, 40년 이상 북한을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스위스 유학 때 세상에 관심도 많고, 그런 관점에서 북한을 제대로 된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는 듯하다”고 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핵 카드와 체제 생존을 협상하는 것이며 그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북제재를 둘러싼 한미 간 이견에 대해서는 “지금 상황에서는 남북 경제협력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제재(위반)에 걸리면 살아남을 수 없다. 제재 위반하고 싶어도 우리는 못 한다. (남북 경협도) 국제적 합의가 있어야 가능하지 한국 정부 독자적으로 할 수 없다. 어쩌면 안타깝기도 하지만 현실이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남북 철도 연결에 대해선 “우리가 준비는 해 둬야 한다. 사전 설계 등에 철도도 몇 년 걸린다. (제재 해제 뒤) 바로 공사할 수 있게 준비는 해두자는 측면”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 놨다. 조 장관은 “가능하다고 우리는 보고 있다. 북한(김 위원장 등)이 직접 와서 우리 사회 모습을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미 정상회담을 내년 1월에 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전에 남북 정상회담이 다시 한 번 개최돼 서로 조율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북-미 정상회담에서 성과 내는 것이 좋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워싱턴 동포간담회#조명균 핵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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